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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라운드 MVP, 지금은 '박지수 시대'

[여자농구] 3라운드까지 연속 MVP 선정, 통산 라운드 MVP 16회 수상

24.01.03 09:23최종업데이트24.01.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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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가 한국여자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3연속 라운드 MVP를 휩쓸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단 투표 결과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MVP로 KB스타즈의 박지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박지수는 3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24득점 17.6리바운드 4.2어시스트 0.6블록슛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면서 총 투표 수 73표 중 65표를 획득했다. 박지수 다음으로 김단비(우리은행 우리WON)가 5표, 신지현(하나원큐)이 3표를 얻으면서 뒤를 이었다.

이로써 박지수는 지난 1, 2라운드에 이어 이번 시즌 개막 후 3연속 라운드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3연속 라운드 MVP를 수상한 선수는 박지수가 역대 처음이다. 또한 박지수는 WKBL 역사상 가장 많은 개인 통산 16번째 라운드 MVP에 선정되면서 이 부문 2위 김단비, 신정자(이상 12회)와의 차이를 4개로 벌렸다. 만 25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에 WKBL의 온갖 대기록들을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이다.

박지수 입단과 함께 바뀐 KB의 운명    
 
 박지수는 KB입단 후 6시즌 동안 3번의 정규리그 MVP와 두 번의 챔프전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박지수는 KB입단 후 6시즌 동안 3번의 정규리그 MVP와 두 번의 챔프전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2016-2017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에 입단한 박지수는 루키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10.41득점 10.27리바운드 2.77어시스트 2.23블록슛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지금은 신한은행 에스버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지영이 하나원큐에서 뛰면서 박지수와 함께 신인왕 후보로 언급됐지만 사실 2016-2017 시즌 5.9득점 1.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김지영은 박지수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박지수는 2017-2018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KB의 주축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했고 프로출범 후 단 한 번도 챔프전 우승을 하지 못했던 KB도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2017-2018 시즌 우리은행에 이어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한 KB는 박지수가 13.06득점 11.11리바운드 3.03어시스트 1.74블록슛으로 역대 최연소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2018-2019 시즌 프로 출범 후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대부분의 구단들이 골밑을 지킬 수 있는 센터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혈안이 됐을 때 박지수를 보유한 KB는 유일하게 외곽플레이를 겸비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 수 있었다. 실제로 KB는 2018-2019 시즌 185cm의 포워드 카일라 쏜튼(댈러스 윙스)를 선발했고 쏜튼은 박지수가 골밑에서 외국인 선수를 상대하는 동안 코트를 넓게 활용하면서 20.69득점을 올리며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득점 1위를 기록했다.

2019-2020 시즌이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후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사실 WKBL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는 비판은 꾸준히 나오고 있었지만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크게 받으면서 리그를 운영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누구도 선뜻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지 못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외국인 선수 수급이 어려워진 것을 계기로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구단은 당연히 리그 최고의 센터 박지수를 보유한 KB였다. 하지만 KB는 2020-2021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도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4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KB는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리그 최고의 슈터 강이슬을 영입했고 박지수가 통산 3번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2021-2022 시즌 통합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공황장애 시련 극복하고 전성기 기량 회복
 
 박지수는 지난 시즌까지 17.02%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을 이번 시즌 33.33%로 끌어 올렸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까지 17.02%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을 이번 시즌 33.33%로 끌어 올렸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의 브레이크 없이 승승장구하던 박지수는 2022년 여름 외부가 아닌 내면의 변수를 맞았다. 바로 2022년 8월 공황장애 증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다. 박지수가 공황장애와 손가락 부상 여파로 데뷔 후 가장 적은 9경기 출전에 그쳤던 2022-2023 시즌 KB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10승 20패로 5위에 머물렀다. 박지수가 KB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단적으로 보여준 시즌이었다. 

2023년 여름 대표팀에 복귀한 박지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동메달을 견인하며 건재를 보여줬다. 그리고 박지수는 이번 시즌 전반기 KB가 치른 17경기에 모두 출전해 득점(20.53점)과 2점 성공률(60.1%), 리바운드(16.59개), 블록슛(1.65개), 공헌도(770.35점) 등 무려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블록슛이 통산 평균(2.1개)보다 다소 줄어 들었지만 이는 상대가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골밑으로 들어오는 것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까지 47개의 3점슛을 시도해 17.02%의 성공률로 8개 밖에 적중시키지 못했다. 실제로 박지수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거나 시간에 쫓길 때를 제외하면 3점슛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박지수는 15개의 3점슛을 시도해 33.3%의 확률로 5개를 적중시키고 있다. 아직 3점슛이 박지수의 공격옵션 중 하나가 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가 박지수의 3점슛을 버리는 수비를 한다면 '의외의 한 방'을 얻어 맞기도 한다.

박지수의 이번 시즌 출전시간은 평균 29분 52초로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결코 적은 시간은 아니지만 만 25세의 젊은 나이와 박지수가 KB에서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비중을 고려하면 리그 16위에 머물고 있는 출전시간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김완수 감독은 경기 중 수시로 박지수를 김소담과 교체해 주며 각종 부상 후 복귀시즌을 갖고 있는 박지수의 출전시간을 적절히 관리해 주고 있다. 

3라운드까지 라운드 MVP를 모두 휩쓴 박지수가 시즌 막판까지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정규리그를 마무리한다면 사상 초유의 전라운드 MVP 선정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미 WKBL 역대 최다 라운드 MVP 수상자가 된 박지수에게 라운드 MVP 수집은 큰 의미가 없다. 박지수와 KB의 이번 시즌 최종목표는 지난 시즌 박지수의 부재로 아쉽게 빼앗겼던 챔피언 트로피를 되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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