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 이변 없이 기안84 '대상'... 유튜브 감성이 살린 한 해

< 2023 MBC 방송연예대상 >(아래 'MBC 연예대상')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예상대로 기안84였다. 29일 서울 MBC 상암동 공개홀에서 진행된 < MBC 연예대상 > 시상식에서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 속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MBC 예능을 가장 빛내준 인물로 선택되었다.

웹툰 작가 출신 기안84는 지난 2016년 처음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이래 독특한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어 올해 신규 편성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 자유분방한 날것의 모습으로 더욱 친밀감을 키우며 프로그램의 시청률 및 화제성을 끌어 올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잘된 걸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살아 생전 조금 더 잘해드리지 못해 아쉽다"라며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님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유재석, 전현무 형님을 처음 뵀을 때 꿈나라에 온 것 같았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한 그는 네잎 클로버를 이야기 하면서 "행운이 있는 2024년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피력했다. 끝으로 "언제까지 방송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즐거워 해주시면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자신을 응원해준 동료 선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시상식의 남자' 김구라, 인상적인 소신 발언 눈길

이번 시상식에선 '프로듀서상'을 받은 김구라의 소신 발언이 눈길을 모았다. "제가 MBC PD분들과 많은 작업을 했다"고 운을 띄운 그는 "(MBC PD들) 덕성을 생각해보니 주관이 강하고 고집도 있고 개성이 강하다. 그런 특성 덕에 예능계에 한 획을 긋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성향이 토양이 되지 않았나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PD들이 좀 힘들다. 새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힘들다. PD들이 주신 상을 받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프로그램 론칭이 힘드니 안정적으로 하다보니 본듯한 프로그램이 론칭되는 경우 있는데 이왕 망하더라도 남들이 안 하는 거 하다가 망하는 게 나중에는 조금 더 앞서나갔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한다. 그런 기회가 MBC PD들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난 2019년 SBS 연예대상 당시 지상파 3사 시상식에 대한 쓴소리로 "시상식의 남자"라는 애칭이 붙었던 김구라로선 이번에도 특유의 소신을 밝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요즘 지상파 예능의 여러운 현실 속에서 좀 더 과감한 시도가 이뤄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은 생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어수선, 산만한 행사 구성 아쉬움

반면 시상식 전체적인 구성은 산만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수상자를 발표하기 직전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라는 말과 더불어 수시로 흐름이 끊어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상식 중간마다 김대호 아나운서와 개그우먼 이수지를 앞세워 상황극 콩트를 삽입해 웃음을 선사하긴 했지만 행사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안겨줬다.

한편 여타 시상식에서 인기 가수를 초대해 축하 공연을 펼쳤던 것에 비해 이번 <MBC 연예대상>에선 조혜련을 비롯해서 유병재, 조나단 등 예능인들의 힙합 공연 등 올해 MBC를 중심으로 활약한 방송인들만으로 내용을 꾸며 독특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2023 MBC 예능, 인터넷 크리에이터+유튜브 감성이 살렸다

올해 MBC 예능은 기존 방송 화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인물들이 대세로 등장했다. 신규 예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만 하더라도 덱스, 빠니보틀 등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약하던 인물들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기안84 또한 유튜버 생활을 병행하면서 인기몰이를 이어온 만큼 그들의 존재감이 2023 MBC 예능을 빛내는 데 일조했다. <나혼자 산다> 김대호 아나운서 또한 이미 MBC의 유튜브 채널 <뉴스 안하니> <일사에프>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후 지상파 예능에서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할 수 있었다.

이밖에 신인상을 수상한 <전지적 참견시점> <세치혀> 풍자 역시 인터넷 크리에이터로 얻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각종 지상파 예능으로 진출하는 등 유튜브,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기반을 다지거나 인지도를 얻은 출연자들이 MBC 예능의 핵심 인물로 자리를 잡은 한 해였다.

이하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대상= 기안84
▲올해의 예능인상= 기안84, 유재석, 전현무
▲공로상= 이영자
▲최우수상=김현철, 박나래, 하하, 이장우
▲우수상= 장도연, 주우재
▲신인상= 풍자, 김대호, 덱스
▲시사·교양 MC상= 오은영

▲멀티플레이어상= 유병재
▲베스트 엔터테인먼트상= 양세형, 붐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특별상= 김초롱 김재우 故 김태민

▲인기상= 코드쿤스트, <놀면 뭐하니?> 원탑
▲베스트 팀워크상= <나 혼자 산다> 팜유즈
▲올해의 작가상=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유지혜, <오은영 리포트> 이근영, <4시엔 윤도현 입니다> 장소영
▲라디오부문 특별상=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아량, <굿모닝FM 테이입니다> 딩딩대학

▲라디오 신인상= 김일중, 재재, 테이
▲라디오 부문 공헌상=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라디오 우수상= 신지, 이석훈
▲라디오 최우수상= 김현철
▲베스트 커플상=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기안84, 덱스, 빠니보틀
▲PD 특별상 = 김구라, 김성주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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