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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MC 김혜수, 영화 같은 작별 인사하다

30년 진행 맡은 든든한 버팀목... 더욱 빛난 시상식

23.11.25 11:01최종업데이트23.11.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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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지금까지 청룡영화상 김혜수였습니다"  

​청룡영화상을 든든히 지켜준 배우 김혜수가 MC 자리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고했다. 24일 여의도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거행된 제44회 청룡영화상은 지난 30년간 진행을 맡아온 김혜수의 마지막 MC로서의 행사였기에 그 어느 때 이상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청룡영화상에선 영화 <밀수>(제작 외유내강)가 작품상, 남우조연상과 인기상(조인성), 신인여우상(고민시), 음악상(장기하) 등을 차지해 다관왕 자리에 오르며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작품상을 받은 제작사 외유내강 조성민 부사장은 "한국영화 위기인데 우리가 받은 걸 보니 위기인 거 같다"라며 "우리가 만든 소중한 작품들을 잘 지켜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혜정 대표는 "오늘 김혜수 씨께 큰 호응을 해주러 왔는데 이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항상 관객분들이 기대하고 설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김혜수가 진행하는 마지막 행사라는 점 때문에 무대에 오른 시상자 및 수상자  모두 한결 같이 그녀에 대한 감사, 고마움을 표했다. 이처럼 그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작별의 아쉬움 속 훈훈함을 자아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 '잠' 정유미 주연상 수상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남녀 주연상에는 각각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잠> 정유미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트로피를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이날 축하공연을 펼친 박진영 앞에서 과거 10여년전 부산영화제에서 술에 취해 댄스 배틀을 벌였다는 흑역사(?)를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달 둘째 아이가 태어난다. 태명은 버디다"라면서 집에서 방송을 지켜볼 아내 이민정과 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린 정유미는 "10년 전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배우 일을 계속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과거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호흡을 맞춘 선배 김혜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건 선배님 덕분이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겠다"라고 뭉클한 소감을 남겼다.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남녀조연상은 <밀수> 조인성, <거미집> 전여빈에게 돌아갔다.  인기스타상과 더불어 2개의 트로피를 받게 된 조인성은 "이 상은 (박)정민이가 받았어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거 같다"라면서 함께 출연한 후배 박정민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제일 기뻐해주실 김혜수 선배님 감사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뜨거운 포옹하고 가고 싶다"라고 말한 뒤 함께 껴안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여빈은 자신이 받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지 긴장한 표정 속에 "너무 떨려서 심장이 아프다"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누군가 자신의 길을 망설이고 믿지 못한다며 믿어도 된다고 응원해주고 싶다. 저도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30년 진행' 마이크 내려놓은 김혜수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뉴진스, 장기하, 김완선, 박진영 등의 축하 공연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낸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단연 김혜수였다. 지난 1993년 이래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시상식 사회를 맡아온지 올해로 30번째가 되었고 이번 행사를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 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쉬움을 표한 팬들이 적지 않았다. 

안정적이고 정확한 발음으로 큰 실수 없이 대형 행사를 이끌어온 김혜수가 있었기에 이 시상식은 언제나 영화팬들이 집중하고 지켜보는 영광스런 무대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간의 공로를 치하하고자 청룡영화상 측은 작품상 시상과 더불어 막을 내렸던 예년과 달리, 행사 말미에 조금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다. 바로 'MC' 김혜수를 위한 헌정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30년에 걸친 자료 화면과 더불어 동료 배우 정우성이 등장했다. "김혜수를 청룡영화상에서 떠나보내는 건 오랜 연인을 떠나보내는 심정과 같이 느껴진다"며 김혜수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연서를 낭독해 우리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청룡영화상'이라고 이름 새겨진 기념 트로피를 전달하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녀가 있었기에 더욱 빛났던 시상식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배웠다. 배우 김혜수의 서사에 청룡 영화상이 함께했음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한 김혜수는 그 어느 때 이상으로 품격 담긴 멘트를 남겼다. 이어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 알게됐던 것 같다. 진심으로 배우들,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배웠다"라며 영화계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녀의 고별인사는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마지막 헌정 무대가 마련되자 TV 화면은 상하단 검은 띠로 채워지며 마치 극장 화면 마냥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C 김혜수가 존재했다. 시상식 내내 동료, 후배 배우들의 감사 인사를 받으면서 의연하게 자리를 지켰던 김혜수도 이 순간 만큼은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시상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 사람이 30년에 걸쳐 MC를 맡는 행사는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건 오로지 김혜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영화계가 온갖 부침을 겪어온 지난 시간, 늘 한 자리를 지켜왔던 존재가 있었기에 청룡영화상 또한 화려하게 빛날 수 있었다. 이제 그녀 없는 시상식을 어떻게 지켜볼 수 있을까?   

제44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KBS

 
▲최우수작품상=밀수
▲감독상=엄태화(콘크리트 유토피아)
▲남우주연상=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우주연상=정유미(잠)
▲남우조연상=조인성(밀수)
▲여우조연상=전여빈(거미집)
▲청정원 인기스타상=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
▲최다관객상=범죄도시3
▲청정원 단편영화상=유재인(과화만사성)
▲신인감독상=안태진(올빼미)
▲신인남우상=홍사빈(화란)
▲신인여우상=고민시(밀수)
▲음악상=장기하(밀수)
▲기술상=진종현(더문)
▲미술상=정이진(거미집)
▲편집상=김선민(올빼미)
▲촬영조명상=김태경, 홍승철(올빼미)
▲각본상=정주리(다음 소희)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청룡영화상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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