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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5연패' 신한은행, 스몰 라인업의 한계?

[여자프로농구] 22일 우리은행전 78-92 패배, 개막 5연패로 시즌 출발

23.11.23 09:40최종업데이트23.11.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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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이 개막 5연승을 달리며 1라운드 일정을 마감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2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홈경기에서 92-78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5경기 만에 이번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5전 전승으로 1라운드를 마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17득점 9리바운드 11어시스트 4스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복귀 후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박혜진도 3점슛 3방을 포함해 19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반면에 신한은행은 슈터 구슬이 3점슛 4방을 포함해 시즌 개막 후 가장 많은 24득점을 기록하고도 완패를 막지 못했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6개 구단 중 개막 후 단 1승도 따내지 못한 유일한 팀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단비 떠난 후에도 플레이오프 진출 성공
 
 김소니아는 지난 시즌 보상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며 신한은행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지난 시즌 보상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며 신한은행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2018-2019 시즌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에이스 김단비(우리은행)의 크고 작은 부상 속에 6승 29패(승률 .171)의 성적으로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렀다. 농구팬들은 김단비의 개인능력으로 힘들게 버텨오던 신한은행에게 한계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으며 신한은행의 암흑기가 길게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베테랑 한채진을 영입한 신한은행은 2019-2020 시즌 4위로 순위를 끌어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신한은행에게 또 하나의 호재가 찾아왔다. 바로 WKBL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하게 된 것이다. 물론 외국인 선수 폐지는 박지수라는 걸출한 센터를 보유한 KB스타즈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최근 몇 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를 통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신한은행에게도 나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은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포워드 김단비를 보유한 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된 후 2020-2021 시즌 17승 13패로 순위를 3위로 끌어 올렸고 2021-2022 시즌에도 16승 14패로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박지수 같은 확실한 센터 자원은 없지만 김단비를 중심으로 한채진, 유승희(우리은행), 김아름, 이경은, 강계리, 곽주영 등 로스터의 선수들을 고루 투입해 코트를 넓게 활용하는 '스몰 라인업'이 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리그에서 중위권을 유지하던 신한은행은 2022년 5월 에이스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김단비는 전주원(우리은행 코치)과 정선민(국가대표 감독), 하은주 등 소위 '레알 신한' 멤버들이 해체된 이후 신한은행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3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승차 없는 4위를 기록하며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시즌 예상을 깨고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FA로 팀을 떠난 김단비와 한엄지(BNK 썸)의 보상선수 김소니아, 김진영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터프하고 활동적인 포워드 김소니아와 김진영은 신한은행 이적 후에도 구나단 감독이 추구했던 스몰 라인업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실제로 두 선수는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에서 팀 내 1, 2위를 기록하며 신한은행의 새로운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스몰 라인업 한계 보이며 개막 5연패
 
 신한은행은 22일 슈터 구슬이 3점슛 4방을 포함해 24득점을 기록하고도 개막 5연패를 당했다.
신한은행은 22일 슈터 구슬이 3점슛 4방을 포함해 24득점을 기록하고도 개막 5연패를 당했다.한국여자농구연맹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진영과 계약기간 3년, 연봉총액 2억 4000만 원의 조건에 재계약하며 전력을 지켰다. FA영입은 없었지만 우리은행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승희를 내주고 스피드와 패싱능력이 좋은 김지영을 영입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175cm의 듀얼가드 유승희를 내주고 172cm의 포인트가드 김지영을 데려 왔다는 것은 신한은행의 장점인 스몰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1라운드에 치른 5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졌다. 사실 박지수가 30득점 21리바운드 5블록슛으로 원맨쇼를 펼친 11월 8일 KB전과 안혜지가 14어시스트, 진안이 25득점 12리바운드, 이소희가 3점슛 5방을 터트린 10일 BNK전 패배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 김소니아가 무려 42점을 터트리고도 연장 접전 끝에 패한 13일 삼성생명전은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개막 3연패를 당한 신한은행은 5일 동안 휴식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19일 안방인 인천에서 지난 시즌 최하위이자 역시 개막 3연패를 기록 중인 하나원큐를 상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65-79의 허무한 완패였다. 3쿼터까지의 스코어가 45-64였고 4쿼터는 주력 선수들이 대거 교체된 '가비지 타임'으로 진행됐을 정도로 일방적인 패배였다. 신한은행으로서는 삼성생명전 연장 패배의 아픔을 전혀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개막 3연패의 하나은행조차 꺾지 못한 신한은행이 개막 4연승을 달리던 우리은행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신한은행은 22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12개의 3점슛을 터트렸지만 우리은행에게 14개의 3점슛을 얻어맞으며 78-92로 완패를 당했다. 김소니아가 9리바운드, 김진영이 8리바운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두 선수 외에는 4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도 없었을 만큼 스몰 라인업의 한계를 여지 없이 드러냈다.

물론 신한은행도 187cm의 좋은 신장을 자랑하는 김태연이라는 센터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김태연은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 11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후 허리 부상으로 3경기째 개점휴업 중이다. 김태연을 제외하고 주전 선수 중 가장 신장이 좋은 구슬(180cm)은 골밑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한동안 스몰라인업 가동이 불가피한 신한은행의 미래 역시 그리 밝게 전망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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