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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피해자 인정' 판결에... "유인촌 파면해야"

블랙리스트 관련 단체 '문화연대' 등 성명 발표... 국회 향해서도 유감 표시

23.11.22 15:16최종업데이트23.11.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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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에게 자행한 블랙리스트 사찰 및 검열의 공범인 유인촌 장관을 파면하라."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있는 단체인 '문화연대'와 '블랙리스트 이후'가 22일 성명을 내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청문회에서 주장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말이 최근 법원 판결로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유인촌 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존재를 줄곧 부인해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지난 17일 문화예술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해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관련기사 : 소송 5년만에 "이명박·원세훈, 블랙리스트 36명에 500만원 배상").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MB정부 당시인 2009년 국정원은 당시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여론을 주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연예인 등에 대한 압박 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을 배제하기 위해 소속사 세무조사,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 인사조치 유도 등 전방위적 퇴출 압박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고, 국정원은 문화계 5개 분야 82명을 대상으로 퇴출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배포·관리한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같은 행위로 인해 법치주의와 국가의 예술지원 공정성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그 피해의 정도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0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0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국회는 유인촌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해야"

법원 판결로 유인촌 장관의 블랙리스트 부인 발언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진 상황이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에 블랙리스트 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이들 단체는 "유인촌 장관은 명백한 진실을 감추며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으며,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였다. 심지어 장관 취임 이후에는 뻔뻔하게도 정부의 공식적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반복하고 있다"라며 "이는 국회와 정부 그리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유인촌 장관을 임명한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사안을 모른 척 외면하며 인사를 강행했다"며 "이는 모든 국민에게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하며, 유인촌 장관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블랙리스트 단체들은 국회를 향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국회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문화예술계에서 무수히 요구했던 블랙리스트 관련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고, 국민과 국회 앞에서 거짓으로 위증을 하고 있음에도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한 점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유인촌 장관 임명에 대한 국회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며" 국회는 유인촌 장관에 대한 탄핵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블랙리스트 단체들은 끝으로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블랙리스트의 전조를 느끼며, 불안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예술 검열 사건은 계속되고 있고 문화부와 지역 곳곳에서 파행적인 문화행정은 여전히 과거의 고통을 상기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유인촌 장관의 태도가 줄곧 문제로 지적돼 온 가운데 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현재까지 이에 대한 사과나 언급이 없는 상태다. 블랙리스트 단체들이 유인촌 장관의 탄핵까지 요구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유인촌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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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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