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어쩌다 사장3>의 한 장면
tvN
어떤 예능은 '당혹감'을 하나의 카드로 제시한다. 제작진은 출연진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고지하지 않고, 자신들이 몰래 준비한 '고난'으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뒤늦게 사실을 인지한 출연진은 격하게 당황하는 한편, 그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애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 좌충우돌하기 마련이다. 이때 발생하는 에피소드, 예기치 못한 감동 등이 시청 포인트가 된다.
갑자기 동네 슈퍼의 사장이 된 차태현과 조인성은 그 상황에 어떻게 적응할까. tvN <어쩌다 사장> 시즌1은 일주일 동안 강원도 화천군 원천리의 작은 슈퍼를 도맡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단 한 번도 가게를 운영해 본 적 없는 그들은 우왕좌왕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충분히 이해가 됐다. 시청자는 오히려 차태현과 조인성이 진땀 흘리는 모습, 그 빈틈에 열광했다.
갑자기 동네 슈퍼의 사장이 바뀌었는데, 그 주인이 차태현과 조인성이라면 동네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깜짝 놀라는 건 당연하고, 매일매일이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에 엄청난 활력이 되지 않을까.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엉성했던 차태현과 조인성이 슈퍼 운영과 동네에 익숙해지면서 풍경과 온도가 달라지는데, 그 변화를 지켜보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어쩌다 사장>은 메가 히트를 쳤다. 시즌1은 최고 시청률 6.42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고, 전남 나주 공산면으로 떠났던 시즌2는 최고 시청률 7.535%로 더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슈퍼에서 중소형 마트로 사이즈를 키운 전략도 주효했다. 조인성은 '대게 라면'을 만들어 팔며 동네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덕분에 에피소드도 훨씬 풍성해졌다.
1년 반 만에 돌아온 <어쩌다 사장3>는 과감하게 미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항구 도시 몬터레이의 한인 마트 영업에 도전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어쩌다 사장3>의 인기는 여전했다. 첫 회 시청률 5.95%로 시작한 시청률은 '알바즈'인 한효주, 임주환, 윤경호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2회 6.555%, 3회 6.655%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어쩌다 사장3>는 식당과 김밥 코너를 함께 운영했던만큼 위생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으나, 마스크 착용이 미비했던 점 등 부족한 부분이 발생하여 시청자분들께 염려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이에 깊은 사과를 드리며, 이는 전적으로 제작진의 불찰임을 말씀 드립니다."
호평 일색이던 첫회와 달리 2회에서 기류가 변했다.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류의 예능에 치명적인 '위생 논란' 때문이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기존 마트 사장이 판매하던 김밥을 계속 팔게 됐는데, 하루에 300개 이상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가뜩이나 낯선 미국의 포스가와 아날로그 시스템 때문에 당황하던 차에 '김밥 지옥'에 빠져 패닉을 겪게 된 것이다.
평소라면 이 또한 '재미'로 여겨졌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김밥 조리 과정과 식당 준비 과정에서 '위생 논란'이 발생하며 이미지가 급추락하고 말았다. 시청자들은 마스크, 위생모, 앞치마 등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 출연자들에 눈살을 찌푸렸다. 또,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긴 했지만, 그 상태로 재료를 맛보고 다시 재료를 준비하고 김밥을 싸는 장면에서 불편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