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철거가 강행된 원주아카데미극장
아카데미 친구들 제공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지난 2005년 멀티플렉스 극장에 밀려 폐관된 채 15년간 방치됐으나 2015년 말부터 오래된 극장을 보존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관심을 받아왔다. 2016년 원주도시재생연구회와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아카데미 살리기' 프로젝트을 시작했고, '아카데미로의 초대'라는 시민 포럼을 열어 설문조사를 통해 아카데미극장의 활용을 고민했다.
2020년 8월에는 아카데미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인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나서 '안녕 아카데미' 행사를 시작했고 14년 만에 극장도 문을 열게 됐다. 이들은 직접 극장 내부를 청소하고 단장했다. 또한 더 많은 시민을 초대해 극장을 배움과 만남, 놀이의 공간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갔다.
2022년 1월 원주시가 보존을 전제로 극장을 매입한 이후 시사회, 시민교육뿐 아니라 '아카데미 원탁회의 100인 토크', '시민상상워크숍' 등을 열어 인근 상인, 장년층, 문화예술가들과 아카데미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원강수 시장이 당선되면서 원주시의 태도는 돌변했다. 2023년 3월 아카데미극장이 구조안전위험시설물이라며 벽에 붙은 시민들의 메시지를 떼어내고 극장문을 다시 걸어 잠갔다. 이후 시민사회와 영화계의 반대를 외면한 채 강제 철거를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