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경서, 서기라는 환상의 콤비를 보유하고도 슈퍼리그 강등에 이어 챌린지리그 방출까지 급락을 거듭했던 발라드림으로선 이번 대회 출전이 올해 함께 공을 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3~4개월 가량 진행되는 리그전 일정을 감안하면 장기간 <골때녀> 경기장에서 뛸 수 없는 처지가 된 발라드림은 "패하면 탈락"이 결정되는 토너먼트 방식 특성상 모든 경기를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합에 임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절박함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빼어난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 팀이 어떻게 방출된거지?"라는 놀라움을 안겨줬고 그 결과 아나콘다(1차전), 탑걸(6강전), 액셔니스타(4강전)를 차례로 물리쳤다. 강팀 구척장신 마저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하부리그 팀들이 종종 1부리그 강팀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하는 FA컵 대회 특성을 고스란히 수용한 SBS컵대회 역시 마찬가지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전술 운영을 선보인 최성용 감독의 지도력 또한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역대 <골때녀> 감독 중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이어간 최감독은 지난해 탑걸의 슈퍼리그 진출을 이끌어낸 데 이어 컵대회 우승을 통해 최고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쉽지만 발라드림은 우승을 차지하고도 한동안 우리 곁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기에 시청자들은 당분간 이 팀과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너무 좋은 언니들을 만난 게 정말 행운이었다"라는 결승골의 주인공 서기는 "소속팀이 방출팀이 아닌, 우승팀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는 한동안 이 프로그램에서 만나지 못하는 발라드림의 현재 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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