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0년×god 25년 2023 KBS 대기획 <ㅇㅁㄷ 지오디>.
KBS
'마지막 국민 그룹', god
수많은 팬, 그리고 대중에게 god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김세정, 오마이걸, 몬스타엑스, 르세라핌 등 여러 후배 가수가 자료 화면으로 등장한 가운데, 이번 특집 방송의 엔딩을 내레이션으로 장식한 후배 가수는 아이유였다. 연예계에서 가장 유명한 '팬 지오디' 중 하나다. 아이유는 자신의 유튜브 프로그램 '아이유의 팔레트'에서 god를 초대했을 때, god를 '자신의 유일한 연예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30대에 접어든 나 역시 god의 무대를 보는 동안,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했다. 아홉 살,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 역시 god에 열광하던 어린이였다. '니가 있어야 할 곳(2001)'에서 리더 박준형이 부르는 영어 랩을 노래방에서 열심히 따라 부르곤 했다. god는 내가 처음으로 인지하고 기억한 스타였으며, 대중음악에 대한 애정 역시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아무 생각없이 들었던 '길'이나 '보통날'에는 세월의 무게만큼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고 있었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 '길(god)' 중
이번 콘서트의 제목인 'ㅇㅁㄷ god'에서 'ㅇㅁㄷ'는 '국민이 만든' 이라는 뜻으로, 김태우가 고안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가수가 탄생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음악이든, TV 프로그램이든 대중문화 소비자의 취향은 갈수록 더 파편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가수'는 갈수록 과거의 산물이 되어갈 것이다. 어쩌면 god는 '마지막 국민 그룹'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동안 잊고 있었던 노래의 가사조차도, 떠올리는 데에는 단 몇초면 충분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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