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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등학교, 황금사자기 우승... 올해 전국대회 두 번째 금자탑

대구상원고 누르고 7번째 황금사자기 우승 달성한 덕수고

24.05.30 17:17최종업데이트24.05.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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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사진'과 '헹가래'가 동시에 나왔다. 29일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덕수고등학교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수들 뒤로 높이 날아오른 정윤진 감독이 보인다.
'기념사진'과 '헹가래'가 동시에 나왔다. 29일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덕수고등학교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수들 뒤로 높이 날아오른 정윤진 감독이 보인다.박장식
 
올해 고교야구에서 '최고의 전력'으로 일컬어지는 덕수고등학교의 맹활약이 무섭다. 덕수고등학교가 29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등학교를 스코어 4대 0으로 누르고 우승을 거뒀다.

지난 4월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전주고등학교를 상대로 우승을 거둔 덕수고등학교는 한 달 남짓 뒤에 열린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했다. 이로서 덕수고는 2024년 시즌 열린 두 개의 대한야구소프트볼주최 전국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는 대기록을 써냈다. 

결승전에서는 덕수고의 '원투펀치', 김태형과 정현우가 단 한 번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팀의 영봉승에 기여했다. 지난 신세계·이마트배에서 MVP를 기록한 박준순 역시 이번 대회에서 6할3푼6리라는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2개 대회 연속 MVP라는 진기록을 썼다.

투타 조화 완벽했다

올해 첫 고교야구 전국대회인 신세계·이마트배 우승 이후 여세를 몰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덕수고등학교, 그리고 2015년 청룡기 우승 이후 9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의 꿈을 안은 대구상원고등학교가 결승에서 만났다. 두 학교가 전국대회 결승에서 만난 것도 2009년 대통령배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대구상원고는 '에이스' 이동영이 준결승전에서 104구를 던진 탓에 결승전 등판이 어려웠던 상황. 그런 대구상원고는 선발투수 김세은을 내세웠다. 반면 덕수고등학교는 지난 신세계·이마트배 우승을 이끈 정현우 투수의 출장이 가능했다. 일단 덕수고등학교는 선발 투수로 김태형을 내세웠다.

김태형은 대구상원고를 상대로 쉽지만은 않은 싸움을 이어나갔다. 1회부터 함수호가 2루타를 쳐내며 득점권에 오르고, 2회에도 두 명의 주자가 출루하는 등 위기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태형은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나가면서 덕수고의 초반 기세를 잡는 역할을 했다.

덕수고 타선도 '불방망이'를 뿜었다. 이번 대회 0.636의 타율을 기록한 박준순이 1회부터 선취득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쳐냈다. 덕수고는 3회에도 배승수가 좌익수 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쳐낸 데 이어, 오시후가 희생 플라이를 쳐내며 한 점을 더 짜내는 데 성공했다.

5회부터는 에이스 정현우가 덕수고등학교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지난 신세계·이마트배 때는 투구 수 제한으로 결승전에 등판하지 못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정현우. 그 한을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푸는 듯한 호투를 펼쳤다. 정현우는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마운드에 힘을 주는 타선의 추가점도 터졌다. 5회말 선두타자 박민석이 2루타로 출루한 데 이어, 박준순이 2루타를 다시금 쳐내며 한 점을 더 적립했다. 이어 우정안까지 적시타를 쳐내는 데 성공하며 4대 0으로 스코어 차이를 벌렸다.

정현우는 경기 후반 대구상원고 선수들이 손대기 어려운 공을 던졌다. 8회 남태웅에게 2루타를 맞은 것 외에는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9회 상대 타자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겨낸 순간은 사실상 덕수고의 우승을 확정지은 장면이기도 했다.

이번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우익수 박민석이 잡아낸 순간, 선수들은 환호하며 물을 뿌리는 등 자신들의 전국대회 2연패를 함께 축하했다. 이번에는 '헹가래 투수'가 된 정현우의 기쁜 모습도 함께였다.

"휴식기 없었지만... 잘 뛰어준 아이들에게 고마워"

올해 두 번 연속 전국대회 우승을 거둔 덕수고등학교 정윤진 감독. 특히 연승이나 연속 우승 기록에 대한 스트레스가 워낙 컸던 듯 정 감독은 "상대가 준비를 잘 한 것 같아 매 게임 힘들었다. 특히 연승 기록도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게 쉽지 않더라"며 말했다.

하지만 정윤진 감독은 "7년 만에 황금사자상을 가져오고 싶었다. 다른 팀이 우승하는 것을 보며서 아쉬웠는데 내년에 또 가져오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러며 "대구상원고도 매우 좋은 선수들이었다. 다행히도 위기 상황에서 태형이나, 형우를 비롯한 아이들이 잘 지탱해 준 덕분"이라며 상대를 칭찬했다.

그러며 정 감독은 "아이들이 휴식기 없이 게임을 계속 한 데다가, 황금사자기도 많이 쉬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부상 없이 잘 뛰어줘서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아이들의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경기 가장 어려운 경기로 제주고등학교와의 경기를 꼽은 정윤진 감독. "신세계·이마트배 때도 그렇고 매번 대회 첫 경기가 힘들었다"던 정 감독은 "그래도 아이들이 첫 경기 이후 탄력을 받았다. 특히 투수 운용이 차질 없이 잘 되어서 다행스럽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의 여세를 볼아 '전관왕'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덕수고등학교다. 2014년에 3개 전국대회를 우승하며 전관왕에 가까워져 본 적이 있는 학교기에 기대감 역시 높지만, 정윤진 감독은 "우승 횟수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말했다.

그러며 정 감독은 "우승 횟수에 생각하지 않고, 어쨌든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프로 구단에 취업도 잘 하고, 좋은 대학도 잘 가지 않겠냐"라면서도, "그래도 솔직히 우리가 해 보니까 2014년보다 아이들이 강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다 하니 참 좋은 팀"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덕수고등학교는 토요일부터 다시 주말리그 후반기에 돌입한다. "이번 한 달은 대회 출전이 많았던 탓에 딱 사흘밖에 못 쉬었다"는 정윤진 감독은 "코치들이나 아이들이 훨씬 힘들 것"이라며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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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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