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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으로 무대 옮긴 남궁민의 탁월한 선택

[리뷰] MBC 금토 드라마 <연인>, 파트 2에 대한 기대감 증폭

23.09.04 14:12최종업데이트23.09.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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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금토드라마 '연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MBC
 
시간을 한달 전으로 되돌려 보자. 지난 8월 4일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방영되는 두 편의 지상파 드라마가 같은 날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당시 각 작품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일종의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신작 사극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의 반응이었다.  

"우리가 같은 시간대고 같은 날 나오니까 선의의 경쟁을 재미있게 잘 해보면 좋겠다. 근데 OO씨, 전 자신있어요."


이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던 주인공은 MBC 금토 드라마 <연인>의 남궁민이었다. 주로 현대물, 코믹, 스릴러를 오가던 남궁민에게 '사극' 출연은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선택이었다. 1-2회 방영때만 하더라도 경쟁작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에 열세를 드러냈다. 하지만 약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시청률, 각종 화제성 지표에서 역전에 성공한 <연인>은 지상파 TV 프로그램 부진이 일반화되다시피한 요즘 무려 두자릿수 시청률을 넘겼다. 다소 이른 시기임에도 연말 시상식 대상 트로피엔 남궁민 이름 석자를 새겨놨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난 2일 파트1 방영을 끝마친 <연인>은 그의 자신감 대로 대성공을 거뒀다. 

양복 대신 도포 자락 휘날리며
 
 MBC 금토드라마 '연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MBC
 
2017년 KBS <김과장>을 시작으로 2019년 SBS <스토브리그>, 2021년 MBC <검은 태양>, 그리고 지난해 SBS <천원짜리 변호사>에 이르는 일련의 작품에서 남궁민을 상징하는 건 현대물, 그리고 잘 차려 입은 양복이었다. 세련된 패션 감각을 뽐내왔던 그는 오피스물, 첩보 스릴러, 법정물 등 코믹과 진지함이 교차되는 캐릭터를 늘 자신의 맞춤옷처럼 소화해냈다. 

​그리고 이번에 1600년대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담은 사극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뽐내는 데 성공했다. 극중 그가 맡은 이장현은 그간의 사극 속  인물과는 180도 다른 성격을 지닌 주인공이었다. "백성을 버린 임금을 왜 백성들이 구해야 한단 말이냐! 차라리 백성들을 구하라"라고 말하는 이장현은 나라가 우선시되어 왔던 사극, 전쟁 배경의 드라마에선 볼 수 없는 캐릭터였다.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백성(국민)들이 각자도생하며 생존에 몸부림쳐야 한느 상황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감각을 지닌 이장현이라는 인물은 요즘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충분했다.  

삼전도의 굴욕으로 대표되는 병자호란 속 이야기는 어찌보면 2023년 우리 사회의 단면과도 많이 닮아 있다. 여기에 남궁민의 빼어난 연기는 극중 주인공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연인>의 성공을 논할 때 남궁민의 지분이 상항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엇갈린 운명, OTT식 구성... 파트2는 어떨까?​
 
 MBC 금토드라마 '연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MBC
 
지난 1-2일, 9-10회 방영을 끝으로 <연인>은 파트1을 마감하고 한달 후 10월 무렵 파트2로 시청자들을 찾아가게 된다. 청나라 심양으로 떠난 이장현이 죽은 줄 알았던 유길채(안은진 분)은 과거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구원무(지승현 분)와의 혼사를 앞두고 있었다.  

재회한 두사람은 함께 도망치기로 하지만 길채는 홀로 남게 될 아버지와 식구 생각에 결국 발걸음을 되돌리고 말았다. 다시 한번 엇갈린 운명의 주인공이 된 장현이 파란 복면을 쓰고 있는 청나라 포로사냥꾼(이청아 분)을 상대하는 장면으로 <연인> 파트 1은 끝을 맺었다.  

일정 회차 구성의 파트1을 먼저 선보인 후 잠깐의 휴식기를 갖은 후 파트 2를 공개하는 건 최근 OTT화제작들이 선택했던 방식이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등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소개되는데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물론 일찌감치 전편 촬영을 끝마치고 공개되는 OTT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장기간에 걸친 제작에서 오는 부작용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계로 인한 결방 가능성이 겹친 지상파 MBC로선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비록 파트1 엔딩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렸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파트 2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상황. <연인>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연인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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