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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은퇴' 신성현, 끝내 피지 못한 거포 유망주

[KBO리그] 통산 타율 .217 16홈런 59타점 성적 남기고 9년의 프로생활 마감

23.08.23 09:20최종업데이트23.08.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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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화의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야수 신성현이 정든 유니폼을 벗고 남은 시즌 동안 2군에서 전력분석파트 업무를 담당할 거라고 발표했다. 신성현은 "좋았던 순간, 아쉬웠던 순간이 모두 떠오른다.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해 주셨던 두산 베어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죄송함이 크다"며 "앞으로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응원을 잊지 않겠다"고 은퇴소감을 밝혔다.

덕수중 졸업 후 교토 국제고등학교로 유학을 갔다가 일본 프로야구의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지명을 받았던 신성현은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거쳐 지난 2015년 한화 이글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신성현은 한때 한화의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2017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고 두산에서 끝내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다. 9년 동안 통산 287경기에 출전한 신성현은 타율 .217 16홈런 59타점 75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 프로야구-독립리그 출신의 거포 유망주

독립야구단은 주로 고등학교나 대학교까지 선수로 활동했지만 프로행에 실패한 선수들이나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현역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입단하는 곳이다. 현재는 지난 2018년부터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가 운영되고 있고 간간이 프로선수도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미국이나 일본의 독립리그에 비하면 한국의 독립리그는 여전히 상황이 열악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고양 원더스 출신으로 LG트윈스에서 4년간 활약했던 황목치승을 비롯해 연천 미라클 출신의 손호영(LG), 파주 챌린저스 출신의 윤산흠(한화), 김호준(두산), 현도훈(롯데 자이언츠) 등 독립리그를 거쳐 프로에 진출한 선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신성현만큼 오랜 기간 프로에서 활약한 선수는 드물다. 결과적으론 신성현 역시 '미완'에 그쳤지만 신성현은 한때 구단에서 거포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일본에서 고교시절에 30개의 홈런을 쳤을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자랑하던 신성현은 2009년 히로시마에 입단했다. 하지만 2013년까지 5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방출 당했다. 히로시마를 떠난 신성현은 2013년 11월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하며 현역생활을 이어갔지만 2014년 6월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못했다.

2014년을 끝으로 고양 원더스가 해체되면서 무적선수가 된 신성현은 2015년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입단하자마자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타율 .480(25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신성현은 곧바로 정식선수로 등록됐고 5월 3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신성현은 첫해 2개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타율 .225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2016년은 신성현의 전성기였다. 1루수와 3루수, 유격수를 오가며 89경기에 출전한 신성현은 타율 .278 8홈런 24타점 30득점을 기록하며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뒤를 잇는 한화의 거포 내야수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조인성(LG잔류군 총괄·타격·배터리 코치)과 차일목(북일고 코치)으로 힘들게 안방을 꾸렸던 한화는 포수 보강을 위해 신성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두산 이적 후 한정된 기회 살리지 못하고 은퇴

한화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던 신성현은 2017년 4월 포수 최재훈과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양의지에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던 백업포수와 한화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거포 유망주의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현재 최재훈은 2021 시즌이 끝나고 한화와 5년 최대 54억 원의 FA계약을 체결한 '귀하신 몸'이 됐고 신성현은 끝내 재능을 꽃 피우지 못하고 현역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김태균과 송광민의 뒤를 잇는 거포로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던 한화 시절에 비해 2015, 2016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에는 1루에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3루에 허경민이라는 확실한 주전선수가 있었다. 신성현은 매년 30경기 남짓의 한정된 기회 밖에 얻지 못했고 두산 이적 후 3년 연속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실망스런 활약에 그쳤다. 그나마 2020년엔 .250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단 7타석에서 4타수 1안타로 올린 성적이었다.

신성현은 2020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오재일과 최주환(SSG랜더스)이 나란히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두산은 오재일의 자리에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타거포 양석환을 영입했고 지명타자 자리에는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기록한 호세 페르난데스가 있었다. 결국 신성현은 2021년 11경기, 2022년 17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고 2년 동안 1군에서 단 4안타를 때리는 부진을 이어갔다.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긴 베테랑이 된 신성현은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받게 됐다. 신성현은 마무리캠프 도중에 열린 SSG와의 연습경기에서 2경기 연속홈런을 날리며 새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지만 올해도 양석환과 강승호에 밀려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신성현은 올해 15번의 타석에서 12타수 1안타(타율 .083)에 그치며 한계를 느끼고 은퇴를 결정했다.

한화에서 활약했던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166경기에 출전해 타율 .251 13홈런 45타점을 기록했던 신성현은 두산 이적 후 7년 동안 1군에서 110경기에 출전해 타율 .152 3홈런 14타점에 그쳤다. 많은 선수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생활의 전환점을 맞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신성현에게는 두산 이적이 '독'이 된 셈이다. 비록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9년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신성현의 인생에는 많은 행운이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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