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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김동전' 1%면 어때서? 위태롭지만 웃음 외길만 보고 간다

[리뷰] KBS <홍김동전> 시청료 분리 징수, 제작비 축소 움직임 악재

23.08.18 11:36최종업데이트23.08.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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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홍김동전' ⓒ KBS

 
지난달 방영 1주년을 맞이한 KBS <홍김동전>은 여전히 위태롭다. 언제나 시청률은 1%대다. "보는 사람만 보는 예능"이란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는 이 예능의 연관 검색어로는 '홍김동전 폐지'가 먼저 떠오르곤 한다. 최근 들어선 KBS 수신료 분리 납부 개정안까지 발표되면서 더욱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래의 입지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혈 시청자들은 언제나 목요일 밤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비록 본방사수하는 시청자 수는 적지만 OTT 시청을 통해 미약하나마 성원을 보내면서 <홍김동전>의 생존을 늘 염원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홍김동전>은 2가지 콘셉트의 방영분 제작을 병행하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늘 해왔던 것처럼 매주 다양한 소재로 멤버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진행되는 것 하나와 더불어 장기 프로젝트 제작에 돌입했다. 바로 혼성그룹 '언밸런스'를 결성하고 데뷔곡 'Never'를 정식 발표하기 위한 준비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담당 PD의 전작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절 큰 사랑을 받았던 '언니쓰'의 뒤를 이어 또 한번 음악 소재 예능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 시절 스포츠 스타로 변신
 

KBS '홍김동전' ⓒ KBS

 
​지난 17일 방영된 <홍김동전>은 이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동전을 던져 앞뒷면의 등장 여부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내용을 담았다. 각각 타이거 우즈(골프), 김병지, 서정원(축구), 슬램덩크 강백호(농구) 등 추억의 스포츠 스타로 분장한 멤버 및 초대손님 이상엽, 김진우(위너), 지효(트와이스) 중 한 명은 프락치(스파이)로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게임에 임하고 있다. 그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회차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대로 흘러갈 <홍김동전>이 아니었다. 게임 룰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행동을 한다던지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 등장에 적잖게 당황해야 <홍김동전> 아니겠는가? 홍진경은 시작부터 "내가 프락치야"를 외치면서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는다. 최종 결과 신분을 숨긴 이날의 주인공은 주우재였다. 이에 부상으로 받은 공진단을 각 출연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며 즐거운 기분을 만끽했지만 홍진경만 외면하면서 촬영을 마무리 짓는다.  

혼성그룹 만들기... 레이디 가가+브루노 마스의 만남?
 

KBS '홍김동전' ⓒ KBS

 
​그런가 하면 <홍김동전>은 지난 10일 방영분부터 유명 프로듀싱팀 블랙아이드필승의 일원이자 걸그룹 스테이씨의 소속사 대표인 라도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 그룹 제작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 가수(2PM 장우영), 음원 경력자(조세호), 의욕만큼은 레이디 가가(홍진경) 등 다양한 인적 구성을 자랑하는 <홍김동전> 멤버들은 혼성 그룹 만들기에 최적화된 조합이기도 했다. 

​물론 온전하게 넘어갈 리 만무했다. '빌보드' 콘셉트를 주문한 제작진의 요청과 달리 대다수 멤버들의 의상, 분장은 '콘서트 7080'을 방불케 하면서 웃음을 유발시킨다. 신곡 녹음을 위한 파트 배분에서도 의욕만 넘치던 조세호, 홍진경이 간단한 오디션 후 타 멤버들에게 자신의 분량을 빼앗기자 이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재미는 극대화된다.  

다음주 방송에선 인기댄스팀 라치카과 손잡고 안무 연습을 진행하고 신곡 녹음 등 언밸런스 데뷔 준비 과정이 차례로 소개된다. 그리고 뭔가 부족한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언니쓰' 원년 프로듀서 'JYP' 박진영과 걸그룹 스테이씨가 등장해 힘을 보태줄 예정이다.  

꿋꿋하게 웃음 외길만 보고 간다
 

KBS '홍김동전' ⓒ KBS

 
​<홍김동전>을 둘러싼 주위 환경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1년 사이 숱하게 방영일+시간이 변경되었고 결방까지 빈번했다. 타 방송사 예능에 비하면 풍족한 제작비가 투여되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등을 활용한 바람몰이도 기대하기 어렵다. 유독 KBS는 각 예능의 독자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에 소극적이다보니 'KBS Entertainment' 채널 속 수많은 영상 콘텐츠 중 하나에 불과한 <홍김동전>의 인기 확산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는 <나 혼자 산다> <놀라운 토요일> <런닝맨> 등이 독자 채널을 개설하고 이를 팬덤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사못 대조를 이룬다. <홍김동전> 각 멤버들의 다채로운 캐릭터쇼가 널리 퍼질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미흡하다보니 치고 나갈 상황에서 늘 발목이 잡히는 형국을 이룬다. KBS 시청료 문제로 인한 예능 제작 축소 우려 역시 <홍김동전>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주변 환경이 거센 폭풍우를 만나 흔들리고 있지만 <홍김동전>은 이에 굴하지 않고 <홍김동전>은 웃음 외길, 앞만 바라보고 나아 간다. 홍진경과 조세호가 전면에 나서는 분장쇼를 비롯해서 어설픈 몸짓의 멤버들이 펼치는 몸개그와 입담, 그리고 믿음 대신 서로에 대한 불신(?)이 형성하는 재미는 이제 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14일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조세호는 "<홍길동전>에는 마지막 페이지가 있어도 우리 <홍김동전>에는 마지막 페이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오랫동안 웃음을 선보이고 싶은 출연진으로서의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청자들도 바라는 그 소원, 꼭 이뤄야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홍김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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