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를 잇는 법 포스터당신과 나를 잇는 법 포스터 / 포스터 디자인 유승우
연분홍치마
나는 누군가의 곁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우리는 서로의 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따라다녔다. 이 다큐멘터리의 배경처럼, 촛불집회나 '페미니즘 리부트'와 같이 정치적으로 고양된 시기에 나도 페미니즘을 만나고 학내 인권활동을 했다.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나는 책임감과 부채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들을 마주하게 됐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이런 질문들이 나는 누군가의 곁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과 겹쳐져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이들이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해서는 안돼'라고 목소리 내는 일을 함께하고, 우리가 속한 공간이 더 나은 곳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설득하는 일은 또한 나 스스로 동료로서 자리를 찾는 시간이었고, 곁이 되는 방법과 윤리를 고민하게 됐던 순간들이었다. 그건 우리는 서로 달라서 듣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가 있었고, 맞다고 생각한 행동들이 나 혹은 '너'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일이었다.
다큐멘터리를 여닫는 장면은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장이었다. 나도 작년 봄 농성장을 지키면서 이곳에는 훈련된 동료시민들이 모여있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의 차별 경험들을 들여다보면서 서로 계속된 말 걸기와 이에 응답하는 법이 모색되었기 때문이다. 차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는 차별을 처벌하고, 규제하고, 예방하기 어렵다.
또한 차별의 구조 속에서 서로 관계 맺고 있는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고 응답하기 어렵게 만든다. 차별금지법 농성장에서 열렸던 말하기 장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고 응답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에게 보장하고, 이를 통해 각자 평등을 훈련하며, 서로가 서로의 곁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이 다정한 영화를 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상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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