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런 영탁이 강조하는 성과주의에 의해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인물은 박서준이 연기한 민성이다. 가정적인 남편이었던 그는 영탁이 만든 규칙 안에서 두각을 보이며 점점 변해간다. 재난상황 현장에 있던 그는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지고 있다. 이 죄책감은 아내 명화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변질된다. 조직에 충성하고 잘못된 체제에 의문을 지니지 않으며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창문 밖에 펼쳐지고 있는 지옥도를 외면한다.
명화를 연기한 박보영은 민성과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따뜻한 인간미를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강인하게 휴머니즘을 실천하고자 한다. 민성의 직업이 공무원, 명화의 직업이 간호사라는 점도 직업적 특색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갈등 유발이라는 영리한 장치로 작용한다. 여기에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연기력 좋은 배우들을 내세워 완성도 높은 캐릭터 열전을 선보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가 유토피아라는 환상을 처참히 깨부수는 어른들의 잔혹신화다. 대재앙 속에서 우뚝 솟아오른 아파트의 모습은 번지르르한 외형으로 높은 값만 자랑하는 부동산의 문제점 이야기한다.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주민들의 모습도 꼬집는다.
뒤통수 한대 맞은 듯한 얼얼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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