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스틸컷.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시종일관 이런 분위기다. 현실세계와 바비월드를 오가는 여정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이나 지명, 고유명사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라 눈치 빠른 관객들은 곳곳에 담긴 풍자와 유머를 알아챌 것이다. 다만, 대부분이 미국 사회 및 그 주변 문화권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일반적인 한국관객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한 소위 PC(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박일까. 여성 중심 사회인 바비월드와 가부장제 그 자체인 리얼월드를 병치시킴으로써 어떤 주의 환기 효과를 노리는데, 지나치게 도식화 한 지점이 있다. 그니까 켄이 리얼월드에서 남성들에게 가부장을 배워와 바비월드에 퍼뜨려 위기를 초래한다는 설정은, 페미니즘을 최초로 주장한 이후 각 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소화시켜 왔는지 상징하려는 대목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두 세계의 모순점을 꼬집으면서 PC적 가치를 설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바비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다양성을 보인 뒤 그 캐릭터가 거치는 여러 모험과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 관객에 따라선 이 부분에서 몰입이 안 될 여지가 있다.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어떤 정의나 사회적 상식의 올바름을 애써 증명하려는 형국이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과 도전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바비 인형 문화에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한국 관객에겐 <바비>가 펼쳐놓은 떡밥이 너무 어려울 수 있다. 영화 관련 상식이나 미국 대중문화 관련 관심이 있지 않는 한 <바비>는 그들만의 축제처럼 다가올 여지가 크다.
한줄평: 참신한 기획이지만, 결과물이 아쉽다
평점: ★★★☆(3.5/5)
영화 <바비> 관련 정보 |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맥키넌, 잇사 레이, 두아 리파, 시무 리우 외
수입/배급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러닝타임: 114분
개봉 : 2023년 7월 19일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