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라이프> 스틸 이미지
엠엔엠인터내셔널㈜
탈 일본, 아시아 문화 연대해야
이번 영화와 함께 후카다 코지 감독의 전작 <하모니움>이나 <환대> 등을 보면 꾸준히 가족 구성원들이 등장하고, 그 집단에 외부 요인이 작용하며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와 종종 함께 언급되는데 가족 그 자체의 갈등과 화해에 집중해 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달리, 후카다 코지 감독은 해당 인물들이 저마다의 길을 모색하고, 외부 세계와의 연결 가능성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좀 다르다.
"가족 문제를 그리고자 하는지 질문받으면 전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제 관심은 가족이라는 틀보단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고독과 단절감에 있다. 오히려 전 가족이라는 틀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서로 개성 다른 사람들이 공동 생활하는 게 현실성이 없지 않나 싶다. 외부인의 침입을 항상 넣는 이유는 타인이 등장해야 그 공동체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연결 고리가 좋다! 라는 걸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다는 게 다른 일본 영화들과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하마구치 류스케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후카다 코지 또한 한국인 배우나 스태프와 함께 작업하거나, 아예 무대를 한국으로 놓고 영화를 찍는 등 협업해오고 있다.
2011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그간 수차례 한국 영화제를 찾은 후카다 코지 감독도 대표적인 지한파 감독으로 볼 수 있다. 최근까지 그는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및 영화 정책을 연구하며 일본 창장자들과 활발하게 토론해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엔 일본의 '미니 시어터 에이드(Mini Theater Aid, 독립예술영화극장)' 운동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등과 함께 진행해 3억 엔의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영화 산업과 정책 개선에 적극적이다.
"최근 일본영화에 한국이 등장하는 걸 큰 흐름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거꾸로 그동안 일본영화에 한국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흔히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이야길 하는데, 정치적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동아시아 국가에 취하는 자세가 한일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긴장감으로 일본 영화계에서도 한국을 담는 걸 억제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본래 이웃 국가이니 사실 자주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일본 정부가 보수적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는데, 적어도 문화면에선 교류가 활발해지는 게 좋다고 본다.
미니씨어터 운동은 사실 긴급 조치에 불과했다. 일본에선 영화 관련 지원금이 전무하다시피 한데 그전에도 영화 정책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코로나19 때 그게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의 영진위는 상영관, 배급,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조성금을 지원한다. 일본은 영진위에 해당하는 기관이 없어서 상당히 업계가 힘들다. 올해도 오래 운영해 온 미니씨어터 세 곳이 문을 닫았다. 2019년 기준 일본 전체 극장 중 미니씨어터가 약 6%인데, 일본 전체 영화 중 42%가 바로 미니씨어터에서 상영된다. 이런 극장이 없어진다면, 사람들은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일본엔 저보다 더 젊고 재능있는 감독이 많은데 이런 지원 제도가 없으니 영화 만들기가 녹록지 않다. 일본이 한국에 배울 점이 상당히 많은데 앞으론 동아시아 국가들,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이 잘 연계했으면 좋겠다. 한국의 영진위 기금도 유럽에 비하면 충분치 않은 면이 있거든. 유럽시네마라고 해서 유럽권 영화들 전체를 지원하는 기구가 있다고 안다. 아시아 국가들이 잘 연대해서 아시아 영화를 지원하고, 다양성을 확보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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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