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KBS2
"보통 (개가) 7살이면 저렇게 안 하지 않아요?" (박세리)
"어릴 때 장난 욕구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해서 뒤늦게 발현된 거 같아요." (강형욱)
또봉이의 이상 행동은 엄마 보호자가 복직하면서 점점 심해졌다. 또봉이는 리모컨, 탁자 모서리, 신발, 교과서, 인형 등을 물어뜯어 망가뜨렸다. 문틀과 도어락도 남아나지 않았다. 엄마 보호자는 '개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포용적인 입장을 취했고, 아빠 보호자는 '개라고 무조건 용서해야 돼?'라고 맞섰다. 두 사람의 대화는 타협점을 찾지 못해 결국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남편 보호자는 또봉이를 다른 데 보내라고 쏘아붙였고, 엄마 보호자는 그건 이혼하자는 소리 아니냐며 반발했다. 잠시 자리를 벗어났던 아빠 보호자는 다시 되돌아와서 "그럴거면 둘이 나가"라고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 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싶은 아빠 보호자는 엄마 보호자에게 섭섭한 게 많은 듯했다. 가정의 위기를 지켜보는 강형욱 훈련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잘못된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격렬히 짖어대는 또봉이를 부드럽게 타이르기만 하는 엄마 보호자의 훈육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엄마가 사고친 자식을 혼내듯이 단호하게 가르치는 게 결코 나쁜 훈육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 박세리가 자신의 반려견들을 대했던 태도를 떠올리면 좋을 듯하다. 이경규도 자신 역시 집에 가면 "조용히 해"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며 공감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바디 블로킹을 하도록 지시했다. 의사 표현을 확실히 전달하자 또봉이의 짖음이 잦아들었다. 목줄은 건네받은 강형욱은 강한 압박을 통해 통제에 나섰다. 또봉이는 도망치려 했지만, 강형욱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엄마 보호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또봉이는 어느새 주눅이 들어 꼬리를 내렸다. 개선의 희망이 보였다.
"보호자님은 감정만 느낄 뿐 행동하지 않아요." (강형욱)
반려견과 친밀한 교감을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는 일도 보호자에게 당연히 필요한 덕목이지만, 문제 행동이 포착되면 곧바로 훈육하는 것도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가 행동 없이 말로만 또봉이를 제지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차라리 남편 보호자가 좀더 보호자다웠다. 또봉이를 예뻐하지만, 단호할 땐 엄한 모습도 보여주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또봉이는 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걸까. 강형욱은 또봉이가 어릴 때 놀고, 산책하고, 장난치고, 혼나면서 사랑도 실컷 받으면서 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어린 시절은 조용히 보낸 후 성견이 돼서 어린 시절에 했어야 할 행동이 발현된 것 같다는 의미였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엄마 보호자의 복직(으로 인한 공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듯했다.
솔루션의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