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과 군수>에 공동주연으로 출연한 차승원(오른쪽)과 유해진은 2015년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할 정도로 절친이 됐다.
CJ ENM
차승원과 유해진은 1999년 <주유소 습격사건>을 시작으로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특사> <혈의 누> <국경의 남쪽>까지 많은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 하지만 차승원이 톱모델 출신으로 데뷔 초부터 많은 주목을 받으며 일찌감치 주연으로 올라선 것에 비해 유해진은 주연으로 성장할 때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함께 출연한 작품들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이 실제로 연기 합을 맞추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유해진은 <주유소 습격사건>의 용가리를 시작으로 <공공의 적>의 용만, <광복절특사>의 짭새, <왕의 남자>의 육갑, <타짜>의 고광렬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장과 군수>를 통해 주연으로 차승원과 재회했다. 유해진이 천천히 성장하는 동안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과 <광복절특사>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를 연속으로 흥행시키며 충무로 최고의 코미디 배우로 자리를 굳히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 배우와 충무로를 대표하는 신스틸러가 만난 영화 <이장과 군수>는 전국 125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이었던 150만 관객에는 아쉽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장과 군수>는 많은 영화를 함께 했지만 좀처럼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던 1970년생 동갑내기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의 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된 영화다. 그로부터 8년 후 두 사람은 <삼시세끼>에서 <이장과 군수>를 다시 보며 그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다.
<이장과 군수>에서는 차승원이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망가지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반면에 유해진이 연기한 대규는 상대적으로 코미디 요소가 적었다. 코미디 연기에 있어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유해진이 코믹 연기를 자제한 것은 후반으로 갈수록 커지는 드라마 요소를 보여주기 위한 장규성 감독의 의도적인 캐릭터 설정이었다. 실제로 유해진은 코미디에만 몰두했던 여느 작품들과는 다르게 감정적인 연기를 많이 선보였다.
2003년 두 번째 장편 영화 <선생 김봉두>로 뛰어난 코미디 감독으로 인정 받은 장규성 감독은 2004년에도 바닷가 작은 도시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염정아, 이세영 주연의 <여선생 vs. 여제자>를 연출했다. 2007년 <이장과 군수>를 통해 세 편 연속으로 시골배경 영화를 만든 장규성 감독은 2010년대 들어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어린 의뢰인>이 연속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슬럼프에 빠져 있다.
아들 친구 어머니 기일까지 챙기는 대규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