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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도 유럽 떠난다... 막 내린 '메날두 라이벌 시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 거액 제시한 사우디 대신 '미국행'

23.06.08 14:09최종업데이트23.06.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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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2017년 9월 12일 화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챔피언스 리그 D조 축구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는 모습. 최근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 AP Photo/ 연합뉴스

 
세계 축구사에서 '메날두 라이벌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호날두에 이어 메시도 유럽을 떠난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앙(Ligue 1)의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친정팀 바르셀로나(스페인)도, 사우디 프로리그행도 아닌, '제 3의 길'을 선택했다.
 
MLS는 6월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보다 앞서 메시 이적에 관련된 뉴스를 전했다. "메시가 올여름 인터 마이애미와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기쁘다. 공식적인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이 남아있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 중 한 명을 리그에서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터 마이애미 역시 공식 계약 오피셜은 아니지만 구단 미디어 채널을 통해 메시 관련 영상들을 올리며 사실상 입단을 기정사실화했다.
 
메시는 현역을 넘어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GOAT)로 꼽힌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00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쳐 2004년 1군에 데뷔하며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만 무려 17시즌을 활약하며 778경기에 출전해 672골 268도움을 올렸고, 8번의 리그 우승, 3번의 챔스 우승, 2번의 트레블(3관왕), 최초의 6관왕(2009-2010년 전관왕)을 달성하며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또한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174경기 102골 55도움을 기록했다. 2021년 코파아메리카(남미 대륙컵),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두 대회 모두 각각 두 번의 MVP(골든볼, 최다 수상)을 차지했다. 매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Ballon d'Or) 역시 역대 최다인 7회나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메시는 2021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PSG에 입단했다. 당초 메시는 바르셀로나 잔류를 원했지만 구단의 어려운 재정 상황으로 인해 재계약이 무산되며 눈물을 머금고 이적할 수밖에 없었다. 메시는 PSG에서도 비록 바르셀로나 시절만큼은 아니었지만 두 시즌간 32골 34도움(2021-2022시즌 11골 14도움, 2022-2023시즌 21골 20도움)과 2023시즌 리그 도움왕 등을 기록하며 클래스를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통산 806골은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837골)에 이어 역대 득점 2위이며,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최다골 1위다.
 
하지만 PSG에서는 아무래도 전성기 시절보다 떨어진 기량, 구단의 숙원인 UCL 우승 실패, 팀 훈련 불참 등으로 갈등을 빚었고, 현 소속팀보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에 더 애착을 보이는 듯한 태도로 파리 팬과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메시는 PSG와의 재계약 대신 다시 한번 이적을 택했다.
 
메시의 '의외의 선택', 그 배경은

당초 메시의 행선지로 유력하게 거론된 것은 바르셀로나와 사우디 리그였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에게 고향같은 친정팀이었고, 사우디는 연봉 4억 유로(약 56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여 메시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시의 최종 선택은 의외로 미국행이었다. 메시는 앞서 7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유럽팀으로부터의 제안을 받았지만,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 외의 다른 클럽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 마이애미는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를 맡고 있다. 베컴을 비롯하여 스티븐 제라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프랭크 램파드 등 유럽을 풍미한 거물급 스타들이 현역 시절 말년에 미국에서 활약한 바 있다.
 
메시 입장에서는 연봉만 놓고 보면 사우디에 미치지 못하지만, 바르셀로나로 돌아갈수 없다면 차라리 유럽을 떠나 경쟁의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경기 외적인 생활환경 면에서 더 편안하고 조국 아르헨티나와도 가까운 미국행이 최선의 선택지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 <디 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MLS는 슈퍼스타인 메시를 영입하기 위하여 10년간 리그 중계를 책임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계권 수익의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으로 메시의 미국행은 21세기 세계축구계를 풍미했던 '메날두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메시의 라이벌로 꼽힌 호날두가 올해 1월 맨유를 떠나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하면서 유럽 커리어를 마감한 데 이어 반 년 만에 메시 역시 유럽을 떠났다. 메시가 사우디행을 선택했다면, 두 선수가 6년 만에 같은 리그에서 재회하게 될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미국과 중동으로 뛰는 대륙 자체가 달라지며 친선경기가 아니면 사실상 만날 일이 거의 없게 됐다.
 
축구 역사상 역대 최고를 다투는 선수가 동시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전성기를 공유하며 이 정도로 오랫동안 치열하게 경쟁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었다. 세계축구의 주류인 유럽 리그를 벗어났다는 것은 두 선수의 커리어가 말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전설의 선수경력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중동에서의 커리어는 아무래도 유럽에 비하면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의 나이와 몸값을 감안할 때 다시 유럽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친선경기 아니면 만나기 어렵게 된 두 선수
 

▲ 역전골 터트리고 기뻐하는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KSU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 28라운드 알샤바브와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알나스르는 이날 알샤바브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뒀다. ⓒ 로이터/연합뉴스

 
메시와 호날두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22년까지 총 12회의 발롱도르를 양분할 만큼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역사상 유례없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며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이적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두 선수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함께 경쟁하며 이들의 라이벌 구도는 '메호대전'으로 불릴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역시 이들을 앞세워 세계 최고의 구단 자리를 다투며 매년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경쟁했고, 이들의 라이벌전을 뜻하는 '엘 클라시코' 더비는 사상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이제 두 선수가 나란히 유럽 커리어를 마감한 지금, 라이벌전의 최종 승자는 사실상 메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물론 호날두 역시 유럽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 유럽 3대 빅리그(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제패,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유로 2016(대륙컵) 우승 등 역대급 업적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메시가 조국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에 우승으로 이끄는 데 성공하여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은 반면,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8강에서 탈락하며 두 선수의 희비가 결정적으로 엇갈렸다. 메시는 이제 호날두와의 라이벌 구도를 뛰어넘어 펠레, 마라도나같은 전설들까지 초월한 자타공인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유럽에서 전성기 커리어를 마감하는 모양새도 두 선수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메시와 호날두 모두 마지막 유럽팀(PSG, 맨유)에서의 결말은 썩 좋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호날두는 맨유 말년에 경기장 안팎에서 연이어 물의를 일으키며 '인성 논란'으로 이미지가 추락했고, 기량도 급격한 노쇠화를 드러내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구단과 감독을 비난하는 경솔한 인터뷰를 했다가 방출 당하는 모양새로 쫓겨나며 하루아침에 맨유의 레전드에서 '금기어'로 추락했다.

설상가상 호날두는 다른 유럽팀으로의 이적을 계속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되며 결국 반강제로 유럽을 떠나 사우디행을 선택해야 했다. 호날두는 유럽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사우디리그에서 꾸준히 골을 넣으며 폼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정작 소속팀은 호날두를 영입하고도 무관에 그쳤다. 호날두는 사우디에서도 팬들과의 충둘과 연이은 기행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메시는 비록 PSG 팬들과 일부 갈등은 있었지만, 본인의 기량 자체는 건재했고 충분히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의지로 미국행을 결정했다는 차이가 있다. 바르셀로나 팬들 역시 구단을 탓하지, 메시의 선택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메시는 팀훈련 불참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의 과실을 모두 인정하고 PSG 팬들에게 사과함으로써, 끝까지 남탓으로 일관하던 호날두와는 차원이 다른 품격을 보여줬다.
 
메시와 호날두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로 오랫동안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슈퍼스타들이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 선수도 이제 전성기를 지나 나란히 축구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축구팬들에게는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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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메시 호날두 GOAT 인터마이애미 메호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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