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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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의 막이 올랐다. 시작은 지난해 <서울 체크인>에서 던진 한마디에서 출발한다. "여가수 유랑단을 하면 어떻겠냐"는 이효리의 가벼운 제안이 현실이 됐다.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그리고 화사가 모였다. "우리가 바라던 무대, 그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목표로 이들이 한데 뭉쳐 전국을 돈다. 해군사관학교의 작은 강당, 3천여 명의 인파가 모여든 진해군항제 폐막식, 대학가 축제 현장. 이들의 유랑 길이 그 규모를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여자, 댄스, 가수가 되기까지
대한민국에서 여자, 댄스, 가수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은 그나마 시선이 나아졌지만 맏언니 김완선이 데뷔한 1980년대의 분위기는 달랐다. 몸을 흔드는 댄스. 육체에서 분리된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퍼지며 작은 숨소리마저 크게 들리게 되었을 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물론 1960년대 '키다리 미스터 김'으로 큰 인기를 끈 이금희가 댄스 음악의 원조라 불리기는 하지만, 오늘날 '댄스 가수'란 호칭을 굳힌 건 명백히 김완선이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오늘밤>이란 음반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그가 내세운 건 '섹시한 분위기'였다. 트레이드 마크 격인 비음으로 "나 오늘 밤엔 어둠이 무서워요"라고 노래를 부르고, 신체를 적극 활용한 과감한 율동을 선보였다.
섹슈얼리티에 기반한 댄스. 비슷한 시기 소방차, 박남정 등이 댄스 가수로 인기를 끌긴 했지만, 김완선이 불어온 반향에 미치지는 못했다. 폐쇄적이고, 엄숙한 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김완선은 은근히 섹슈얼한 면모를 어필하고 이를 압도적 카리스마로 표출하며 그 빈틈을 파고든다. '나홀로 뜰앞에서', '리듬 속의 그 춤을', '나홀로 춤을 추긴 너무 외로워',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댄스 가수임에도 산울림의 김창훈, 신중현, 이장희 등 거물급 록, 포크 뮤지션에게 곡을 받으며 장르의 다양성을 포용했고, 춤뿐만 아니라 노래 완성도에도 신경을 썼다.
섹시 가수 우상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