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제가 요즘에 가지고 있는 고민이에요. 훈련사로서 다가갈 건지, 사회 규칙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강형욱)
2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진돗개 보문(수컷, 3살)이었다. 카센터 밖 구석의 견사에 살고 있는 보문이는 마치 철창을 뚫고 나올 듯 공격적이었다. 그 모습이 상당히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절에서 태어난 보문이와 3년을 함께 지낸 아빠 보호자는 <개는 훌륭하다> 제작진에게 연락을 받았을 때 보문이를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고 한다.
아빠 보호자와 형 보호자와 있을 때 순둥순둥한 보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경계와 짖음이 매우 심각했다. 공장 직원, 택배 기사 등을 보면 어김없이 짖었고, 견사를 뛰쳐 나올 정도로 점프를 했다. 주위 사람들은 당연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시야를 가려주면 좋을 텐데 그런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상황을 지켜보는 강형욱 훈련사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물림 사고도 있었다. 어느 명절날, 보문이는 배달 기사가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공격했고, 보호자가 뒤늦게 달려들어 떼어냈지만 배달 기사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CCTV 영상을 보던 강형욱은 "저건 정말 사냥"이라며 씁쓸해 했다. 강형욱은 충동적인 입질이 아니라 포식성을 가지고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 이전에도 몇 차례 물림 사고가 있었다.
산책은 가능할까. 목줄 하나를 채우는 데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입마개 착용은 아예 포기해야 했다. 고양이를 발견한 보문이는 공격성을 보였고, 이웃집 개를 본 이후의 반응도 심상치 않았다. 한 번은 목줄을 놓친 적이 있었는데, 쫓아가 봤더니 염소 엉덩이를 물고 있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보호자는 산책을 나갈 때마다 비상용 합의금을 넣은 봉투를 챙기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게 있어요. 반려견 교육으로 접근해야 할지, 교육 가능 여부가 아닌 같이 살 수 있을지..." (강형욱)
강형욱은 깊은 생각에 빠진 듯했다. 그는 "유기견은 불쌍한데요. 짖는 옆집 개는 싫어요"라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매우 현실적인 말이었다. 또, 최근 들어 훈련사로서 갖게 된 본질적인 고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훈련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교육을 하는 게 우선인지, 법규나 사회 규칙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우선인지 스스로도 많이 혼란스러운 듯했다.
포식 공격성을 지닌 보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