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쟈니즈 사무소' 창립자 고(故) 쟈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피해자를 인터뷰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아사히신문
그러나 쟈니즈 소속 아이돌 팬들이 요구했던 제3자위원회를 통한 조사는 거부했다. 후지시마 사장은 "조사 단계에서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조사받는 사람의 심리를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쟈니즈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은 처음이다. 반면에 피해자와 언론의 반응은 차갑다. 1980년대 후반 기타가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인 히라모토 아야야는 후지시마 사장의 사과 영상에 대해 "자신은 몰랐다면서 도망치려고 한다"라며 "수십 년 전에도 이 문제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16일 사설에서 후지시마 사장이 기타가와가 고인이라는 이유로 성폭력 의혹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용기있게 목소리를 낸 사람들의 고발이 의문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3자위원회가 없는 사내 조사는 한계가 있다"라며 "이런 문제는 제3자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인데, 오히려 피해를 호소한 사람이 배척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며 "그런 사회 인식을 바꾸고, 미디어도 이번 문제를 제대로 파헤쳤는지 반성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후지타 유코 도쿄대 대학원 사회학 교수도 <아사히신문>에 "후지시마 사장이 말한 이번 사태의 문제점은 많은 사람이 이미 지적하고 있던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확실하게 경위를 밝혀 재발 방지에 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예기획사를 넘어 연예계 및 미디어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이 오랫동안 근절되지 않았던 구조를 밝혀내고,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민간 법인의 공표 내용에 대해 정부가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라면서도 "성폭력은 피해자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대의 동의 없는 성적 행위가 성폭행이라는 인식을 사회 전체가 공유하고, 피해자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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