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정희가 전남편 고 서세원과의 불행했던 32년 결혼생활과 유방암 투병의 뒷이야기를 고백했다. 5월 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서정희와 어머니 장복숙 모녀가 출연하여 "내 인생 전반을 정리해보고 터닝포인트를 찾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정희는 지난 2022년 3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후 투병을 하면서 외모가 많이 변했고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존감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서정희의 어머니는 투병 중임에도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는 서정희 때문에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살림에 능하고 꼼꼼한 성격의 서정희는 "정리가 안되면 잠도 못잔다"며, 아픈 와중에도 어머니와 딸 서동주의 옷스타일에서 살람살이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고 일을 찾아서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번은 무리해서 옷장을 정리하다가 수술 부위의 통증이 와서 주저앉은 적도 있다고.
오은영은 "서정희는 공간 안에서 과도하게 통제적이다"라고 분석하며 우려했다. 가족은 물론 본인에게도 예외없는 정리 강박은 내면의 깊은 정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생겨난 증상일수 있다는 것. 서정희는 자신의 집 안에서만이 아니라 암투병중 외부로 여행을 나왔을때도 짐을 잔뜩 싸가지고 가서 주변을 의식하여 하루에 옷을 5번씩 갈아입기도 했다고.
오은영은 본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면서 "서정희는 '매사에 나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정희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선입견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어릴 때는 넉넉히 못한 유년시절에도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부잣집 딸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고, 결혼 후에도 연예인 부부라는 꼬리표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다고. 서정희는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봐주지 않으니까, 왜곡된 이미지를 스스로 해명할 기회가 없었다. 결혼 후에도 그런 시선이 계속 있었다. 그래서 더 멋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서 완벽하고 아름다운 가정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나만이 아는 나, 가까운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이 아는 나는 똑같을 수 없다. 이게 차이가 적을수록 더 편안하다. 나의 진짜 모습이 세상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때, 사람은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발버둥을 치게 된다"고 설명하며 "서정희는 낭떠러지에서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존감이 손상되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 모습일때만 존재 가치를 느낀다. 여기서 불안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동아줄은 양손의 수갑이 될 수도 있다"며 서정희의 '살림 집착'을 우려했다.
서정희의 아픔에는 불행했던 지난 결혼생활이 있었다. 서정희의 어머니는 딸이 항암 투병때보다 오히려 이혼 직후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의사로부터 혼자 두면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받고 팔순의 나이에도 딸의 곁을 지켜야했다고.
서정희는 "나가라고 말을 안 하면 혼자 나갈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목이 마른데도 집밖에 있는 편의점에 물을 사러 나가지도 못하여 도움을 요청해야할 만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데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서정희의 모친은 딸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면서 "그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가슴이 아파서 그때의 기억을 하나도 잊을 수 없다"며 속상함과 분노를 드러냈다. 모친은 서세원이 서정희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가정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분노를 못이겨 집까지 찾아갔지만 서세원이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고.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은 그동안 연예계 잉꼬부부로만 알려졌던 서정희 부부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서정희의 모친은 "애를 어디 때릴데가 있다고. 부모로서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해야했던 심경이 오죽 했겠냐"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정희는 "남들은 그렇게 힘들면 헤어졌어야지 쉽게 말을 하는데, 저는 힘든게 힘든게 아니었고 견딜만했다. 저는 '나처럼 참으면 되지 왜 이혼을 할까'라는 생각이 강했던 사람"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고백했다. 오히려 이혼을 먼저 권유한 자녀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서정희는 가정폭력을 당했음에도 이혼 직후의 시간들이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서정희는 "전남편이 병 걸리고 늙어서 오갈데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까지 했다고. 오히려 서세원에게 "내게 잘못했다고 빌라고 다그친 적도 있다"고 있었으나 훗날에는 후회하며 자신을 원망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서정희로 "이혼으로 결혼생활이 폐기처분되고 나의 삶이 흐트러지고 아무 것도 없어지는데,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오은영은 "서정희의 보이지 않는 수갑은 바로 결혼생활이었다"고 분석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20대 초반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서정희는 전남편 서세원에 의하여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살아야 했다고. 서세원은 서정희의 지인 연락망을 모두 차단하고 '가정에만 충실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서정희의 모친은 "겉으로는 호강하며 행복하게 사는 듯 보였지만, 정작 딸이 한번도 행복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자유가 하나도 없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서정희는 외출의 자유도 없었고, 어쩌다 외출하여 연락이되지 않으면 서세원이 연락을 받을때까지 계속해서 전화를 했다고. 정작 서정희는 "저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믿었다. 지금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전 남편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서정희는 "사랑이란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생활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순교하지 못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다들 제가 피해자라고 하지만, 전남편도 나를 만나서 행복하지 못했을 수 있으니 일방적인 피해자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털어놨다. 듣고있던 오은영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다.
오은영은 "나는 왜 노력해도 안 되지?"라고 생각했다는 서정희의 자책에 "그건 전남편의 기준이기 때문"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서정희는 32년의 결혼생활 동안 남편인 서세원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고 그것이 사실상 결혼생활의 전부였다. 그래서 이혼 이후 인정받고 싶은 대상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삶의 의욕을 잃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삶이 무너지더라. 못살 것 같았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구박받았던 결혼생활 로 차라리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한 서정희는 "전 남편 말 외에는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전 남편이 시키는 것만 할 거야라고도 생각하고 살았다. 남편이 아플 때는 '내 장기를 다줄 수도 있다. 남편을 살릴 수 있다면 나 하나쯤은 어찌되어도 상관없다' 생각까지 들었다"고 할만큼 전 남편에 대한 집착이 컸음을 고백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오은영은 이윽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씁쓸해 하며 "이게 사랑일까. 저는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정희는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가스라이팅을 동반한 가정폭력의 특징에 대하여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널 위해서라고 대상을 세뇌시킨다"고 지적하며 "겉으로는 챙겨주는 것 같지만 상대의 가장 약한 부분을 약점으로 잡고 경제적 자립, 저항 수단이나 사회적 지지 기반을 모두 차단한다. 인간이 독립적으로 살아갈수 있는 모든 요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무서운 것으로는 "가짜 통제감을 부여한다. 폭력을 행사하면서 '모든 것은 네가 하기에 달렸어'라며 모든 책임을 가스라이팅 대상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립할 힘을 모두 잃은 피해자는 강압속의 안정감이라고 붙잡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희 모녀는 오은영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서정희는 아들로부터 "엄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이단 교주를 섬기듯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했다. 서정희는 종교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과 비슷한 데자뷔를 발견했다고.
세상 밖에 나와서야 나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깨들은 서정희는 "과거의 제 모습을 보는 게 괴로웠다. 19세에 결혼해서 지금은 환갑이 넘었다. 그러면 제 모든 삶이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은 거였다"며 결혼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모든 인생을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괴로웠음을 토로했다.
서정희는 병원에 가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우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비슷한 처지를 느끼고 위로를 받았던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정희는 그렇게 과거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치유해가고 있었다.
서정희가 이혼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극복할수 있었던 것은 옆에서 지켜준 어머니의 존재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딸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었고, 자식이 본인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앞으로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서정희의 건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모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서정희 모녀를 위하여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엄마를 만들었다"는 솔루션을 전하며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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