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공개된 뜬뜬 채널의 '핑계고'
안테나
배우와 예능인을 모두 훌륭히 소화해내는 전소민은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재미를 드려야 하니까 그 캐릭터가 확실해지는 게 없잖아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이런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소민이는 이런 애니까... 라고 단정지으면 어쩌나?"라는 말은 예능인의 자리가 결코 쉽지 않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미주 역시 비슷했다. "낯선 곳에 가면 대화 잘 못하고 낯 가린다. 근데 사람들은 제 방송 모습만 보고..."라고 언급한다. 24시간 높은 텐션을 유지할 수 없는 노릇이다보니 이는 그들에게 적잖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었다. "방송이랑 많이 다르네요"라는 말은 이들에겐 때론 상처가 되기도 했다.
재미를 위해 평소보다 좀 더 끌어 올린 노력의 결과물이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된다는 건 열심히 본업을 충실히 수행해온 예능인들에 대한 배려, 예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기에 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안타까움을 갖게 만들었다. 이들의 진솔한 대화는 다음주 6일 공개될 2편을 통해 더욱 자세히 다뤄질 예정이다.
즐겁게 지인들과의 격의 없는 수다로 채워졌던 <핑계고>였지만 이날 만큼은 예능 후배들을 위한 진솔한 고민 상담소로 구성이 변화하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늘 밝은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예능인들도 마음 속 한 귀퉁이에는 다양한 고민을 지니고 있었기에 한편으론 안쓰러움과 응원의 심정을 동시에 갖게끔 했다.
유재석의 표현처럼 부서지고 깨지고 하는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도달한 이들이기에 고민의 그림자는 더욱 짙었을지도 모른다. "유퀴즈 보다 더 진솔한 토크였다"라는 어느 구독자의 댓글처럼 이번 <핑계고>는 그동안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예능인들의 속내를 훌훌 던져 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화면 속 모습에 의한 선입견을 버리고 그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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