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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여우주연상' 양쯔충 "나에 대한 관심을 여성 문제로"

NYT 기고문 통해 사회 불평등·여성차별 문제 관심 촉구

23.03.14 09:11최종업데이트23.03.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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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양쯔충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갈무리 ⓒ 뉴욕타임스

 
말레이시아 여배우 양쯔충(미셸 여·60)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사회 불평등과 여성 차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쯔충은 1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이 끝나자 양쯔충은 13일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8년 전 내 인생을 바꾼 비극들은 아직도 일어나도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재난, 여성과 소녀들의 피해가 가장 커"

양쯔충은 "내 배우 경력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한 것에 감사하면서도, 나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내 개인적인 문제이면서도 전 세계의 관심을 끌 만한 다른 문제로 돌리고 싶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2015년 4월 네팔을 방문했을 당시 8천여 명이 사망한 대지진을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나는 운 좋게 다치지 않았지만, 갑자기 삶이 폐허가 된 수만 명의 사람과 달리 나는 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라고 썼다.

그는 지진 발생 3주 후 네팔로 돌아가 구호 활동을 했고, 이듬해에는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 자격으로 또 네팔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네팔에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면서 "재난은 불평등을 더욱 심각하게 드러낸다"라며 "원래부터 가난하게 살던 사람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의 피해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 발생 직후 여성과 소녀들은 깨끗한 물, 의약품 등을 가장 늦게 지원받는다"라며 "학교와 직장에도 가장 늦게 돌아가는 것을 지켜봤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집단 대피소나 야외에서 자야 하는 여성은 성폭력 위험도 급증한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이 주도적 역할 해야 성평등 보호"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양쯔충(양자경)(왼쪽)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렌던 프레이저가 트로피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할리우드 AFP

 
양쯔충은 "재난을 복구하고, 다음 재난을 대비하려면 여성과 소녀들의 구체적인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이 과정에서도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성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 "여성의 목소리와 리더십, 완전한 참여는 포용적이고 성공적이며 지속 가능한 복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러 재난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웅적인 여성들의 경험에 비하면 내 경험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이 기회를 통해 사회와 가정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돌리고 싶다"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여성이 의사결정에서 권한을 갖는 것이 성평등을 보호하는 포괄적인 정책과 법률, 관행으로 이어진다"라며 "여성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각종 정책 수립과정에서 여성이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호소했다.
양쯔충 아카데미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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