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키움과 퓨처스 FA 계약 체결한 이형종
키움 히어로즈
600억 원이 넘는 거액이 오간 이번 겨울 FA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구단은 평소 투자가 인색하기로 소문난 키움이었다. 키움은 작년 11월 19일 4년 총액 25억 원의 조건에 통산 82세이브 86홀드의 원종현을 영입하며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을 강화했다. 그리고 5일이 지난 24일에는 많은 구단들이 탐을 내던 '퓨처스 FA 대어'로 불리던 외야수 이형종을 역시 4년 총액 25억 원의 조건에 데려오며 쏠쏠한 보강을 했다.
지난 2008년 4억3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투수로 LG트윈스에 입단했던 이형종은 짧지 않은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가 2016년 야수로 변신했다. 이형종은 지난 7년 동안 1군 무대에서 624경기에 출전해 타율 .281 63홈런 254타점 286득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능력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특히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음에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겸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형종은 김현수와 박해민, 홍창기로 이어지는 주전 3인방에 문성주, 이재원 같은 유망주들까지 좋은 활약을 펼친 작년 시즌 1군에서 단 26경기 출전에 그쳤고 야수 변신 후 처음으로 무홈런 시즌을 보냈다. 외야진이 두꺼운 LG에서 많은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던 이형종의 이적은 이미 예고돼 있었고 키움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퓨처스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이형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형종은 타율 .316 138안타 83득점을 기록했던 2018년과 120안타 63타점의 성적을 올렸던 2019년 이후 4년 만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특히 고척돔에서는 잠실야구장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장타가 기대된다. 키움 입장에서도 이형종이 올 시즌 외야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시즌 운용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올 시즌 이형종이 키움타선의 매우 중요한 퍼즐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임병욱] '빅리거' 김하성보다 주목 받았던 유망주
2010년대 중반 히어로즈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운동능력이 뛰어난 내야수 수집에 열을 올렸다. 특히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차지명부터 2차 3라운드까지 상위 4명의 신인 중 무려 3명을 내야수로 지명했는데 그 중 2차 3라운드로 지명했던 선수가 바로 지금은 메이저리거가 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그리고 당시 김하성보다 훨씬 일찍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선수가 바로 임병욱이다.
덕수고 시절 1루수와 유격수를 병행하던 임병욱은 프로 입단 2년 차가 되던 2015년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2016년 히어로즈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8홈런 24타점 46득점을 기록했다. 2018년 134경기에서 타율 .293 13홈런 60타점 76득점 16도루로 더욱 성장한 기록을 올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임병욱이 장차 이정후와 함께 키움 외야의 미래를 이끌 선수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2019년 117경기에서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하는 부진에 빠진 임병욱은 2020년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단 12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임병욱이 빠진 사이 키움의 외야는 박준태와 허정협 등이 메웠고 결국 임병욱은 2020 시즌이 끝난 후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임병욱은 상무에서도 2021년 29경기, 작년 41경기 출전에 그치며 확실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임병욱은 한창 주전으로 활약하던 시절 이정후마저 우익수로 밀어낼(?) 정도로 팀 내 위상이 대단했지만 현재는 지난 4년의 부진과 군복무로 인해 기대치가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하지만 임병욱이 부상 전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키움의 외야, 적어도 수비 만큼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 홍원기 감독도 임병욱을 3년 만에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키며 임병욱의 부활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용규] 통산 2000안타 외야수는 다시 부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