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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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너무나 잘나가는 SNL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구도와 MZ세대에 대한 조롱과 비하를 웃음의 도구로 활용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MZ 오피스'에서 신입사원(MZ세대)들은 업무 중 '에어팟'을 착용하고 소통을 거부하는 등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눈치가 없어 (상사의 심부름을 잘 하지 않아) 사회성이 떨어지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또, 회사의 분위기를 망치는 민폐 캐릭터는 주로 여성으로 한정되어 있다. 2011년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 속 '인턴기자(주현영)' 캐릭터를 통해 보여줬던 '여성과 낮은 지위의 사람은 프로답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재생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현실고증'이라는 측면에서 웃음을 줬던 'MZ 오피스'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기성 세대와 MZ세대 간의 갈등만 조장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소재' 선정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SNL 코리아 시즌3'는 넷플릭스 화제작 '더 글로리'를 패러디했다. 주현영은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 역을, 이수지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 역을 맡았다. 그들이 선택한 '더 글로리' 속 장면은 이른바 '고데기 열 체크'였다. 드라마에서 박연진은 고데기의 열을 체크한다며 문동은의 몸을 고데기로 지지며 고문한다
'SNL 코리아 시즌3'에서는 그 장면을 고데기로 쥐포를 익히는 것으로 패러디했다. 문제는 이 장면이 실제로 일어났던 학교 폭력 사건(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졌던 '고데기 학교폭력 사건')이라는 점이다. 학교폭력은 그 자체로 개그 소재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피해자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될 사건을 회화화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최근 들어 'SNL 코리아 시즌3'가 선을 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코미디가 검열로부터 자유로운 건 마냥 좋은 일이 아니다. 빡빡한 규제와 과도한 윤리적 잣대는 웃음을 퇴화시키기도 하지만, 적정한 선을 벗어난 코미디는 언제나 불편함을 가져오고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입힌다. 따라서 웃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민감하고 예민해야 한다.
코미디 열풍에 힘입어 KBS도 '개그콘서트'를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코미디의 암흑기는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시 설 곳을 찾은 코미디언들을 응원하지만, 그런 만큼 조심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상처주지 않고 웃길 방법이 많다고 믿고 있다. 그들의 해학과 풍자가 '약자'를 향하지 않기를, 이해와 포용을 전제로 한 것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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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