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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더비, 맨유의 동점골은 왜 문제가 없을까?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1 맨체스터 시티

23.01.15 10:29최종업데이트23.01.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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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잭 그릴리시가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14일(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잭 그릴리시가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양보할 수 없는 맨체스터 더비 매치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 7만5546명의 대관중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홈팬들의 염원대로 짜릿한 승리가 나왔지만 77분 58초에 터진 맨유의 동점골 판정 때문에 시끄럽다. 그런데 현행 축구 규칙 오프사이드 관련 규정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스튜어트 애트웰 주심과 제2부심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골로 인정한 것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14일(한국 시각) 오후 9시 30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홈 게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상위권 순위표를 또 한 번 흔들어놓았다. 2위 맨체스터 시티(39점, 12승 3무 3패)와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8점, 12승 2무 4패)의 승점 차가 단 1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달려가다가 멈춘 래시포드는 맨시티 수비수들을 방해했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자신의 득점이 인정된 이후 자축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자신의 득점이 인정된 이후 자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전반전이 득점 없이 끝나고 이어진 후반전은 더비 매치에 어울릴 정도로 숨막히는 흐름이 전개되었다. 59분 45초에 어웨이 팀 맨체스터 시티의 골이 먼저 나왔다. 케빈 데 브라위너가 맨유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를 피해 오른쪽 끝줄 앞으로 빠져나가며 부드럽게 오른발로 꺾어서 올려준 크로스를 잭 그릴리쉬가 헤더로 꽂아넣은 것이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의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77분 58초에 맨유의 동점골이 반대쪽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다. 맨유의 오른쪽 측면 역습 과정에서 과감한 얼리 크로스가 마커스 래시포드 앞 공간으로 뻗어나간 것부터 주목해야 할 순간이다. 누가 봐도 래시포드의 위치는 오프 사이드 포지션이었다. 

래시포드도 공의 진행 방향을 따라 근접하여 뛰어나갔으니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 생각할 때 따라갈 필요가 없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뒤에서 달려들어온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오른발 슛을 번개처럼 차 넣었다. 그 순간 제2부심의 오프 사이드 깃발이 올라갔으니 7만 5천여 홈팬들은 환호성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스튜어트 애트웰 주심은 깃발을 들었던 부심에게 달려가 의견을 나누었고 잠시 후 킥 오프 지점을 팔로 가리키며 맨유의 동점골을 인정했다. 다시 관중석에서는 더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맨시티 선수들은 주심에게 다가가 래시포드의 오프 사이드 반칙을 주장했다. 

하지만 맨유의 이 동점골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오프 사이드 규칙에 적힌 세세한 내용들을 살펴볼 때 주심과 부심이 의견을 나눠 판정한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있다. 게임이 끝나고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기자회견을 통해 오프 사이드 포지션에 해당하는 래시포드가 공을 향해 나란히 뛰었기 때문에 맨시티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주의를 분산시켰다고 말하며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오프 사이드 규칙 상세 규정은 분명히 다른 각도를 설명하고 있다.

2022-2023 공식 축구 규칙서 11조 오프사이드 규정 2항에 '오프 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팀 동료에 의해 볼이 플레이 또는 터치된 순간, 다음의 행동(플레이하거나 터치하여 플레이에 간섭 / 명백하게 상대방의 시선을 차단하여 상대방이 볼을 플레이하거나 플레이가 가능한 것을 방해하는 행위)을 통해 적극적으로 플레이에 관여했을 때에만 처벌받는다'고 적혀 있다.

이를 근거로 보면 맨유의 마커스 래시포드가 공의 진행 방향을 그대로 따라 뛰다가 멈춘 행동만으로 오프 사이드 판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래시포드 옆 약간 뒤쪽에서 맨시티 수비수 카일 워커와 마누엘 아칸지가 달려왔고 골키퍼 에데르송이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오고 있었지만 맨시티 페널티 구역 반원 안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오른발 슛이 들어갈 때, 규정에 명시된 것처럼 상대 선수들의 시선을 명백하게 차단하거나 공을 걷어내려는 시도를 명백하게 방해했다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는 오프 사이드 규정 중 '플레이에 관여'라는 표현만 눈에 띌 정도로 몹시 억울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더 큰 문제가 3분 46초 뒤에 벌어졌다. 맨유에게 81분 44초에 역전 결승골을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꿔 왼발로 찔러준 공을 마커스 래시포드가 미끄러지며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밀어넣은 것이다. 이 순간 래시포드를 따라붙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맨시티 수비수 한 명이 팔을 번쩍 들며 오프 사이드 반칙을 주장했지만 래시포드의 이번 위치는 가르나초의 왼발 패스가 이루어지는 순간 온 사이드(공보다 뒤)였다.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게임 흐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넘어가 버렸고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VAR 영상 판독 기술은 축구 심판들에게 중요한 근거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지 규칙 자체에 영향을 끼칠 수 없으며 기본적인 규칙 적용은 분명히 심판들의 몫이라는 점을 알려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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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프리미어리그 오프 사이드 래시포드 맨체스터 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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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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