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공부방 없애기 프로젝트공부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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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없애기 프로젝트>에서는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의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큰 아이만 독립된 공부방을 활용하고 동생들은 거실에서 지내는 방식, 거실에서 소파와 소파 테이블을 활용해 공부도 하고 간식도 먹는 형태가 소개되었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거실 서재화 분위기에 따라 거실에 있는 TV를 없애고 큰 테이블(일명 스타벅스 테이블)을 거실 전면에 배치해 활용하는 것도 낯선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거실공부를 제안해 큰 반향을 일으킨 사토료코씨(일본 거실공부 제안자)는 한발 더 나아간다. 그녀는 아이들의 공부방에 있는 책상과 책장을 거실에 배치해 거실을 주 생활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자녀가 3명이라면 책상 3개를 거실에 두고 거실을 공동의 공부방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사토료코씨는 그녀의 자녀 4명을 모두 도쿄대 의대에 진학시켰는데 거실공부의 기여도가 80% 이상이라고 역설한다. 한국에서도 거실공부를 실천하고 있는 두 가정이 소개되었다. 두 가정 모두 형제를 둔 부모였는데 공부방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부방에 대한 새로운 접근
첫째, 거실은 모두의 공간이고 모이는 공간이며, 각자의 주 생활공간이었다.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거실에 있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공부를 비롯한 자신의 할 일을 시작했다. 공부를 마음먹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녹아있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엄마도 자신의 일을 한다. 물론 부모가 책을 읽거나 업무를 볼 때도 있지만 아이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소음을 줄이거나 조심하는 모습은 없다. 대화도 이어지고 설거지와 같은 집안일도 하면서 각자의 일을 한다.
둘째, 주 생활공간인 거실에 있는 동안 계속해서 대화와 소통이 이어졌다. 자신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고 시험공부 계획도 스스럼없이 부모와 공유했고 부모는 관심을 갖고 피드백했다. 공부하다 막히는 부분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 질문을 같이 해결하기도 했다. 책상에서 넓은 좌식 상으로 장소는 바뀌었지만 부모와 아이들이 늘 같이 대화하고 모여있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부모에게 거실은 사랑을 표현하는 장소였다.
셋째, 공부는 혼자 조용히 한다는 고정관념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사토료코씨는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그런 아이를 대학에 입학시키는 여정은 꽤나 힘든 일임을 인정한다. 아이들을 거실로 나오게 해 고락을 함께하고 형성된 신뢰관계 위에서 아이들의 학습적 성취도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