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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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원작의 마지막 경기였던 북산고와 산왕고의 승부를 가리는 경기를 기초로 한다. 원작의 설정과 캐릭터를 그대로 두고 영화버전으로 서사를 압축했다. 송태섭과 다른 캐릭터의 과거 회상 장면과 교차 편집되는 구조다. 원작의 웃음 포인트는 거의 없애고 진지하게 임했다. 강백호가 주인공이었던 원작의 조연 송태섭을 전면으로 내세워 전사를 길게 다루었다.
문제아로만 낙인 찍혀있던 송태섭의 아픈 가족사를 통해 누군가는 위로받고 성장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삶의 버팀목이자 소울메이트였던 형까지 쌍끌이로 세상을 떠나 괴로웠던 송태섭. 삼남매 중 둘째로 끼여 있던 열등감과 형을 향한 존경, 형만한 아우 없다는 주변의 비교에서 벗어날 수 없어 힘들었던 과거를 딛고, 키 작은 넘버 원 가드 송태섭 자신으로 우뚝 서게 된다.
잘 몰랐던 캐릭터지만 처음 보는 관객마저도 집중하게 만드는 촘촘한 이야기는 뭉클했고 가슴 벅찼다. 원작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시선, 통찰력이 느껴졌다. 최고의 팀과 벌이는 경기 장면은 보는 내내 도파민을 내뿜게 한다.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듯 흥분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라고는 하나, 왜 좋은 것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회자되어 입에 오르내리는지 실감케했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극장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1990년대와 2000년에 유년기를 보낸 남성들이 다수였다. 하지만 젊은 여성 관객도 다수 있어 놀라웠고 아이와 함께 온 아빠도 여럿 있었다. 문화도 유행처럼 돌고 돌아, 나와 다음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준다고 생각하니 또다시 뭉클해졌다. 좋은 것은 나만 알고 있기보다 너도 알았으면 좋겠고,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교감하면서 더 좋아지는 팬덤 현상까지도 이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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