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영상 작곡가
김영상
- 이번 작품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 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의지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 시를 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세태와 개인적인 상황에 대입하게 되면서 이끌리듯 작업했다. 어쩔 수 없는 벽, 절망의 벽, 넘을 수 없는 벽에 맞닿아 좌절하다가도 한 걸음, 여럿이 오르고 올라 결국 벽을 넘는 시의 전체적인 흐름을 토대로 작품을 구상했다. 넘을 수 없는 벽에 봉착해도, 그 끝을 향해 오르는 담쟁이 잎처럼,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며 앞을 향해 나아가는 끈기와 의지를 작품에 투영했다."
- 11분에 이르는 곡 중에서 가장 드러내고 싶은 포인트는 어디이며, 청자는 어떻게 음악을 감상해야 하는가?
"음의 어느 특정한 부분을 꼽기보다는 음의 방향성과 움직임이 포인트다. 시에서 등장하는 '벽'과 같은 장애물에 봉착할 때는 소리가 응집했다가 이내 어디론가 떨어지게 만드는 느낌을 소리로 표현했다. 어디를 계속 오르고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는데, 그것을 결국엔 넘어가려는 여정을 음의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그런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특별하게 사용한 악기나 연주기법이 있는가?
"특수악기나 특별한 연주기법을 사용하기보다는 국악관현악의 가장 일반적인 편성으로 작곡했다. 대부분의 관현악단이 가지고 있는 기본 편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 지난 13회 아창제에서 당선된 작품은 '곶자왈(숲+덤불)'이다. 생태숲의 생동감, 덤불에서 불어오는 바람, 새소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받은 인상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담쟁이'라는 곡도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전작은 시각적 감상을 통해 영감을 얻었지만 '담쟁이'는 조금 더 시적인 서사가 우선인 작품이다. 담쟁이를 직접 보고 곡을 썼다기보다는, 도종환의 시 '담쟁이'가 던져주는 현 시대에 대한 극복 의지를 담아내고 싶었다."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려는 2023년의 계획
- 지난 대회에 이어서 두 번 연속 당선됐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자신만의 음악 세계는 무엇인가?
"앞으로 계속 찾아나갈 것이다. 하나로 정해진 무언가를 최대한 같은 방식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매 작품마다 새로운 기술이나 생각들을 표현하고 싶다."
- 김영상 작곡가만의 주제를 찾았나?
"상황에 따라 새로운 자극과 영감이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 2023년에는 어떤 작업을 이어가고 싶은가?
"학교 조교로 근무하고 있어서 약간의 제약이 있지만, 지금까지 포착한 주제를 한데 모아서 정리하는 발표회를 열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만든 곡들과 새로운 곡을 포함하여 발표하려고 한다."
- 대여섯곡의 작품을 꿰뚫고 있는 하나의 주제는 무엇인가?
"아직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 만든 주제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 한데 묶을 수 있는 단어를 찾아보려고 한다."
1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다시 서다
▲제13회 아창제 공연에서 무대에 올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영상 작곡가
아창제
- 다시 아창제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큰 축제의 장이다보니 나 자신을 세상에 노출할 수 있는 기회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9월부터 조교를 하게 됐다. 아창제의 작품 마감이 8월 말이었는데, 9월1일부터 조교로 출근을 하게 됐다. 아마도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최후의 발악이었나 싶다.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였다. 이제부터는 출퇴근을 해야 해서 향후 작곡활동에 영향이 있겠지만, 나름대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작곡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 아창제라는 대회가 다른 것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아창제는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는 축제의 장이다. 콩쿠르 본연의 목적보다는 '널리 연주될 수 있는 레퍼토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 콩쿠르가 주는 압박감보다는 편안한 연주회의 느낌이랄까. 매년 다양한 작곡가들이 포착하는 생각과 음악을 접할 수 있어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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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문화예술계에서 글을 쓰고 있다. 문화예술 시사 월간지에서 편집장(2013~2022)으로, 한겨레에서 객원필진(2016~2023)으로 취재와 예술가를 인터뷰했다. 현재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는 '서울문화투데이' '더프리뷰' 등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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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서사를 음의 움직임으로 들어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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