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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까지 한 걸음, 메시의 '꿈' 이루어지나

메시에게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미션은 월드컵, 우승 대관식으로 마무리할까

22.12.14 11:48최종업데이트22.12.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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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꿈에 그리던 월드컵 우승에 이제 한 걸음만을 남겨놨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12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메시는 전반 34분 페널티킥으로 결승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24분에는 훌리안 알바레스의 쐐기 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 1도움으로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결승에 선착한 아르헨티나는 15일 열리는 프랑스-모로코전 승자와 월드컵 타이틀을 놓고 맞붙게 된다. 메시가 월드컵 결승무대를 밟게 된 것은 역대 두 번째로 2014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메시는 자타공인 현역을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스페인 프라메라리그 우승 10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각각 경험했다. 현재 뛰고 있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PSG)에서도 리그 우승 1회를 추가했다. 메시는 매년 전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개인상인 발롱도르도 무려 7번이나 수상했다. 클럽무대에서 이룬 성과로는 역대를 통틀어도 메시에 견줄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다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가대항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아졌다. 2005년 18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데뷔한 메시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를 동안 국가대표팀에서는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연령대별 대회였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A팀에서는 메이저급 국가대항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우승에 근접했던 순간은 몇 차례 있었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생애 첫 결승진출에 성공했으나 연장접전 끝에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남미대륙선수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2015년과 2016년 칠레에 연이어 승부차기로 패하여 메이저대회 3연속 준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극심한 좌절감과 비난 여론에 지친 메시는 한때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몇 달만에 다시 번복하고 돌아왔다.
 
메시가 대표팀에서는 클럽에서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부진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대표팀에서의 지나친 '메시 의존증'이 더 문제였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축구의 강호로 꼽히지만 다른 축구 강국들에 비하면 선수층이 그리 두터운 편이 아니며, 특히 2010년대 이후로 올수록 비교적 풍부한 공격 자원-부실한 수비 자원간의 언밸런스가 심각한 편이다. 여기에 부패로 얼룩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부실한 행정시스템-잦은 감독교체로 인한 조직력 문제 등으로 인하여 팀의 기둥인 메시에게 지나친 과부하를 초래한다는게 오랫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메시는 2021년 코파아메리카에서 마침내 정상에 오르며 34세에 처음으로 국가대표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메시는 이 대회에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4골 5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 MVP를 휩쓰는 원맨쇼를 펼쳤다. 우승을 확정하고 평소 차분하던 이미지와 달리 유난히 아이처럼 기뻐하던 메시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대표팀에서의 우승에 굶주려왔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6월 열린 피날리시마(유럽-남미 대륙선수권 우승팀간 단판승부 맞대결)에서도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했다.
 
이제 메시에게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미션은 오직 월드컵이었다. 35세가 된 메시에게는 개인 통산 5번째 월드컵이자, 공식적으로 마지막 월드컵이기도 했다. 모국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세계축구계에서도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을 우승 대관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약체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 역전패를 당하는 충격적인 이변으로 출발하면서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각성의 계기로 작용했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멕시코-폴란드를 연파하고 결국 조 1위를 차지했으며, 토너먼트에서는 호주-네덜란드-크로아티아를 물리치며 드디어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최대 고비는 역시 네덜란드와의 8강전이었다. 경기전부터 자극적인 도발성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던 양팀은 경기중에도 여러 차례 충돌하며 난투극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또한 4강전에서는 4년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나 굴욕을 안겼던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똑같은 스코어로 되갚아줬다.
 
아르헨티나 결승진출의 중심에는 역시 메시가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다. 다른 선수같았으면 은퇴하거나 노쇠화를 피하지 못했을 나이에도 여전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메시는, 월드컵 6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서 5골 3도움을 올리고 있다. 득점과 도움 부문 모두 공동 선두에 오르며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뜨겁게 장식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첫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했던 2014년 브라질 대회(4골 1도움)를 더 뛰어넘은 활약이다. 사실 브라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의 맹활약에 비하여 토너먼트에서의 무득점으로 메시의 수상자격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토너먼트 징크스까지 극복하면서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두 번째 골든볼도 거의 확정적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메시와 동시대의 라이벌로 꼽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었지만 포르투갈이 8강에서 모로코 돌풍에 휘말려 탈락하며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PK로 1골을 추가했지만 대회 전반적으로는 부진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각종 인성 논란과 구설수까지 겹치며 체면만 구긴 최악의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으로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월드컵에서 월드클래스급 활약을 펼치며 조국을 다시 한번 결승까지 이끈 메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메시의 대기록 행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메시는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자신의 25번째 월드컵 경기를 소화하며 로타어 마테우스(독일)와 역대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타이기록을 수립했다. 19일로 예정된 결승전에도 메시의 출전이 당연히 유력한만큼 마테우스의 기록을 넘는 것은 확정적이다.
 
또한 메시는 월드컵 본선 통산 11골 8도움으로 총 19개의 공격포인트를 수립했다. 공식적으로 공격포인트 기록이 집계된 1966년 이후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이다. 득점은 역대 공동 6위이자, 아르헨티나 선수로는 또다른 전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를 뛰어넘어 단독 1위에 등극했다. 도움 역시 펠레-마라도나와 함께 최다 타이 기록이다.
 
하지만 메시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역시 평생의 숙원인 월드컵 우승 트로피일 것이다. 그리고 메시가 월드컵 우승까지 성공한다면, 이는 곧 세계축구 역사에서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 논쟁의 종지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세계축구 역사에는 펠레, 마라도나, 요한 크루이프,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등 수많은 전설들이 있었다. 메시가 역대 레전드들에 비하여 아직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것이 월드컵이었다. 메시가 월드컵 우승으로 국가대표 커리어를 마감한다면, 이견의 여지가 없는 세계축구계의 '살아있는 GOAT'로 등극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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