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는 작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후 김연경,양효진과 함께 대표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V리그에서는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2016-2017 시즌이 끝나고 다시 FA자격을 얻은 김수지는 연봉 2억7000만 원을 받고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토종거포 박정아(도로공사)가 팀을 떠난 기업은행은 창단 후 6번의 시즌 동안 3번이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을 때 만큼 전력이 강하지 못했고 김수지 역시 흥국생명 시절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수지가 중앙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김희진이 조금 더 자유롭게 중앙과 오른쪽을 오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업은행은 2017-2018 시즌부터 팀의 주전세터가 염혜선(KGC인삼공사)과 이고은(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이나연(현대건설), 조송화, 김하경으로 대단히 자주 바뀐 편이다. 적당한 높이와 스피드의 토스가 날아오면 공격이 가능한 아웃사이드 히터나 아포짓 스파이커와 달리 미들블로커들은 세터와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공격력이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김수지의 기복에는 기업은행의 잦은 세터교체도 원인이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중반 김호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김하경 세터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고 이번 시즌에도 김하경 세터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세터의 안정은 김수지를 비롯한 기업은행 미들블로커들의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 김현정과 최정민을 경쟁시키고 있지만 나머지 한 자리는 팀 내 맏언니 김수지를 붙박이로 기용하고 있다.
그리고 김수지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물이 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기업은행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일 인삼공사와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블로킹 6개를 포함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5득점을 올린 김수지는 11일 GS칼텍스 KIXX와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역시 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기업은행의 풀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2경기에서 12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김수지는 블로킹 부문 단독 2위(세트당 0.78개)로 뛰어 올랐다.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2승6패에 그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던 기업은행은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챙기는 가파른 상승세로 4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5위 GS칼텍스와의 승점 차이가 1점에 불과하지만 3위 도로공사와의 승점 차이도 3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중·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 그리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전성기를 맞은 김수지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기업은행의 상승세도 더 오래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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