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며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있다. 2022.12.3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우루과이-가나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1무 1패에 그치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가나전은 두고두고 회자될 경기였다. 슈팅수 22-7, 점유율 63%-37%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유효슈팅 3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며 패하고 말았다.
H조에서 가장 강팀인 포르투갈전을 남겨둔 한국으로선 16강 진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었다. 경우의 수가 성사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포르투갈전 승리였다. 그리고 동시간대 벌어지는 가나 vs. 우루과이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가나-우루과이와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었다. 이에 이날 한국전에서 호날두, 칸셀루, 네베스, 페페를 제외한 벤치 자원들이 대거 출전 기회를 잡았다. 다수의 2진들이 선발로 나선 것은 한국에게 굉장한 호재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악재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캡틴 손흥민은 안와 골절 수술 이후 무리하게 복귀한 탓인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물론 지난 2경기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자신의 장점인 스피드와 슈팅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수비의 핵' 김민재는 우루과이전에서 입은 종아리 부상 여파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결국 김민재는 이번 포르투갈전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그 자리를 권경원이 대신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가나전 퇴장 징계로 이번 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또, 한 가지 주요 변화라면 이강인의 선발 출전이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좋은 활약을 보인데 이어 가나전에서는 조규성의 첫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예리한 왼발 킥력을 뽐낸 바 있다.
한국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5분 만에 왼쪽 측면 공간을 허용하면서 달로-오르타의 쇄도를 제어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지공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며 안정감을 찾은 한국은 전반 27분 세트피스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4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카잔의 기적을 이끈 센터백 김영권이 다시 중요한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들어 한국은 수세에 몰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후반 중반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4-4-2 전환을 통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황희찬을 조커로 넣은 것이 적중했다. 후반 추가 시간 역습 기회에서 주장 손흥민과 황희찬이 극적인 역전골을 합작했다. 황희찬은 앞선 2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후반 투입돼 해결사로 나서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극적인 드라마였다. 우루과이와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지난 4년 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로 쉼없이 달려왔다. 역대 한국 대표팀의 최장수 감독이자 4년 임기를 채운 것은 처음이다.
벤투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 빠른 반대 전환, 강한 전방 압박, 능동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철학을 유지하며 방향성을 확립했다. 모두가 반신반의 했다. 과연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이러한 축구가 통할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한국은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상대로 능동적이고 주도하는 축구를 구사했고,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결국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카타르 알 라이얀 - 2022년 12월 3일)
대한민국 2 - 김영권 27' 황희찬(도움:손흥민) 91+'
포르투갈 1 - 오르타(도움:달로) 5'
선수명단
대한민국 4-3-3 : 김승규 – 김문환, 권경원, 김영권(81'손준호), 김진수 – 정우영 - 황인범, 이강인(81'황의조) - 이재성(65'황희찬), 조규성(93+'조유민), 손흥민
포르투갈 4-3-3 : D.코스타 - 달로, 페페, 안토니우 실바, 칸셀루 - 네베스(65'팔리냐) - 누네스(65'레앙), 비티냐(82'카르발류) - 오르타, 호날두(65'안드레 실바), 마리우(82'B.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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