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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없이 V4 도전, 컵대회는 '맛보기'였다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⑤] 서울 GS칼텍스 KIXX

22.10.19 10:15최종업데이트22.10.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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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는 지난 시즌 또는 전 대회 우승팀이나 선수를 '디펜딩 챔피언'이라 부른다. 디펜딩 챔피언은 다음 시즌에 성적이 좋아도 나빠도 뉴스가 되기 때문에 언론과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2022-2023 V리그 여자부는 공식적인 '디펜딩 챔피언'이 없다.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봄 배구를 치르지 못하고 시즌이 조기에 마감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V리그 여자부에서 마지막으로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팀은 지난 2020-2021 시즌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3연승을 거두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GS칼텍스 KIXX다.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컵대회를 시작으로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V리그 여자부 사상 첫 '트레블(단일 시즌 3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3개 대회 모두 '배구여제' 김연경이 속한 흥국생명을 2위로 밀어내고 따낸 우승이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트레블의 영광을 달성한 후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MEGABOX)와 '소영선배' 이소영(KGC 인삼공사)이 팀을 떠났다. 팀의 쌍두마차를 잃은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GS칼텍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GS칼텍스는 현재 있는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다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러츠-이소영 동시 이탈에도 정규리그 3위
 

유서연은 주전자리를 따낸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GS칼텍스와 FA계약을 체결했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트레블을 달성한 이후 205cm의 외국인 선수 러츠가 일본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쌍소자매' 이소영과 강소휘가 동시에 FA자격을 얻었다. 선수단의 연봉 총액이 옵션을 포함해 23억 원으로 제한된 V리그에서 우승전력을 모두 지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GS칼텍스는 강소휘를 3년 총액 15억 원에 붙잡았고 이소영을 인삼공사로 이적시켰다. 대신 보상선수로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을 지명하며 전력공백을 최소화했다.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 챔프전 공동 MVP에 빛나는 러츠와 이소영이 동시에 빠져나갔음에도 31경기에서 20승11패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승점 62점을 올렸다. 물론 GS칼텍스는 '역대급 시즌'을 보낸 현대건설과 시즌 중반 엄청난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으로 올라선 도로공사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4위 인삼공사(승점46점)와의 승점 차이가 무려 16점이었을 정도로 '3강'으로 불리기 충분한 전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러츠를 대신해 GS칼텍스의 새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카메룬 출신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는 2017-2018 시즌에 활약했던 세네갈 출신의 파토우 듀크에 이어 역대 2번째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 선수였다. 모마는 외국인 선수로서 신장(184cm)이 크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탄력을 앞세워 GS칼텍스의 공격을 주도했고 득점(819점)과 공격성공률(47.30%)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GS칼텍스의 '살림꾼' 유서연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소영과 박혜민(이상 인삼공사)의 이적으로 지난 시즌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한 유서연은 31경기에 출전해 38.92%의 성공률로 294득점(14위, 국내선수8위)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토종거포' 강소휘 역시 고질적인 복근부상에도 단 한 경기만 결장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 내 토종선수 중 가장 많은 357득점(11위, 국내선수5위)을 올렸다.

다만 지난 시즌 미들블로커들의 활약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속공 부문에서 베테랑 한수지가 3위(48.19%), 김유리가 5위(44.58%)에 올랐지만 미들블로커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블로킹 부문에서는 한수지 홀로 세트당 0.61개(7위)의 블로킹을 잡아냈을 뿐 다른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세트당1.58개)에게만 앞선 팀 블로킹 6위(세트당 2.06개)에 머물렀다.

선수는 충분, 적절한 활용과 건강이 관건
 

지난 시즌 V리그 최고의 공격수 모마는 이번 시즌에도 GS칼텍스의 공격을 이끌 예정이다. ⓒ 한국배구연맹

 
코로나19로 조기종료된 지난 시즌 GS칼텍스는 3위라는 성적에 만족할 수 없었다.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프전을 모두 휩쓸었던 '디펜딩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안혜진 세터와 3년 총액 8억4000만원, 유서연과 3년 총액 7억5000만원에 FA계약을 체결하며 내부FA들을 모두 잡았고 외국인 선수 모마와 재계약하는 선에서 비시즌 선수보강을 마쳤다.

모마는 신장 184cm로 196cm의 야스민 베다르트(현대건설)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흥국생명), 192cm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인삼공사) 등에 비하면 높이에서는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파워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공격과 서브를 포기하기엔 지난 시즌 모마가 보여준 활약이 너무 뛰어났다. 더도 말고 모마가 지난 시즌 만큼의 기량만 유지해줘도 GS칼텍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득점순위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V리그 여자부에서 정규리그 400득점을 돌파한 국내 선수는 양효진(현대건설, 502점)과 박정아(도로공사, 440점) 뿐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양효진과 박정아가 속한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나란히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GS칼텍스가 이번 시즌 더 높은 순위로 도약하려면 '토종 에이스' 강소휘가 최소 400득점 이상을 올리며 모마와 '쌍포'로 활약해 줘야 한다는 뜻이다.

GS칼텍스의 최대강점 중 하나는 바로 풍부한 세터진에 있다. GS칼텍스는 FA계약을 통해 팀 내 연봉 2위로 뛰어 오른 안혜진 세터를 비롯해 안정된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이원정 세터가 있다. 여기에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던 김지원 세터가 지난 컵대회를 통해 실전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세터라는 것을 증명했다. 따라서 경기 상황에 따라 3명의 세터를 적절히 활용하는 차상현 감독의 용병술이 필요하다.

비록 국가대표와 외국인 선수가 빠진 상태로 치른 대회였지만 GS칼텍스는 지난 8월 순천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히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 네 시즌 연속으로 3위 이내의 성적을 올린 GS칼텍스로서는 컵대회 우승 정도에 만족할 수는 없다. 여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GS칼텍스는 과연 이번 시즌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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