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KBS2
지난 1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스탠더드 푸들 봄이를 사이에 둔 모녀 갈등(?)을 사연으로 채택했다. 한적한 곳의 주택에 살고 있는 그들은 개 2마리,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엄마 보호자는 유독 봄이를 예뻐했는데, 마치 아기를 대하듯 행동했다. 심지어 집 안에서 봄이를 안거나 업고 돌아다녔다. 딸 보호자는 그런 모습을 못마땅하게 지켜봤다.
두 사람은 입질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공놀이를 하던 봄이는 엄마 보호자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더 놀아달라며 보채기 시작했다. 그 행동은 점점 과격해져 끝내 입질로 이어졌다. 누가 봐도 명백히 무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엄마 보호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피가 나지도, 상처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무슨 입질이라며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저 떼쓰는 정도라며 봄이를 변호했다.
산책에 대해서도 견해 차이가 있었다. 엄마 보호자는 (사람들이 없다면) 마음껏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산책을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딸 보호자는 돌발상황을 고려해 보호자 옆에 붙어서 걷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난감한 듯 웃음을 지었다. 그밖에 식사 문제로도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공복토 때문에 밥을 꼭 먹어야 한다는 엄마 보호자는 사료를 손에 담아 먹여줬다.
페르시안 고양이 여름(암컷, 3살)
샴 고양이 가을(암컷, 8살)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동거 동물에 대한 태도였다. 봄이는 고양이, 특히 가을이에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냄새를 맡는 듯하다가 갑자기 얼굴을 향해 달려들었다. 엄마 보호자가 제지해도 소용 없었다. 뿐만 아니라 여름이나 별이도 봄이의 포식적 행위에 피해를 입었다. 엄마 보호자의 비호 속에 봄이가 1층을 차지하고 있는 통에 고양이들은 2층으로 쫓겨나야 했다.
"과잉보호, 과잉 애정의 표본이다." (이경규)
"어린 강아지 시기를 넘어 어른으로 가지 못한 상태인 것 같아요." (강형욱)
분리불안 증세 보인 봄이
한편, 봄이는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다. 엄마 보호자가 외출을 하지 못하게 옷을 물고, 엄마 보호자의 부재시에는 밤늦게까지 하울링을 했다.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백약이 무효렸다. 강형욱은 스탠더드 푸들이 경계심이 높고, 입질을 자주 하는 견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엄마 보호자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고, 나이를 생각하면 지금의 입질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보호자 상담을 시작했다. 잠시 후, 봄이는 상자를 긁으며 말썽을 부렸다. 엄마 보호자가 나서서 말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형욱은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며 목줄 착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엄마 보호자는 (산책할 때 하네스는 채우지만) 목줄이 없다며 목줄 통제에 거부감을 보였다. 당연히 집 안에서 목줄 통제를 시도한 경험도 없었다.
강형욱은 '역지사지'를 통해 보호자를 이해시키려 했다. 그는 엄마 보호자에게 만약 반려견 유치원에 다니는 봄이가 몸에 피딱지가 생겨서 돌아온다면 그때도 '그럴 수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냐고 물었다. 또, 소중한 봄이가 피해를 입었을 때 가해를 한 개의 보호자가 '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엄마 보호자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강형욱은 봄이의 체격에 맞지 않는 자동 리드줄이 빈약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엄마 보호자는 자동 리드줄 중 제일 넓은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강형욱에게 통할 리 없었다. '역지사지' 전술은 계속됐다. 강형욱은 같은 크기의 다른 종류의 대형견이 줄을 길게 늘린 상태에서 돌아다니면 어떨 것 같은지 물었다. 입질에 대해서는 봄이가 손자를 물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으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엄마 보호자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지만, 죄송하지만 애견 문화의 엑스맨이에요." (강형욱)
강형욱의 날카로운 지적에 보호자들은 생각이 많아졌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니 봄이의 문제가 크게 와닿았다. 강형욱은 준비한 목줄을 봄이에게 착용시킨 후 목줄이 빠지지 않게 딱 맞게 줄였다. 그리고 익숙해질 때까지 벗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 말에 깜짝 놀란 엄마 보호자에게 사람으로 치면 팬티를 입은 것이라 생각하라고 설명했고,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평상시 착용을 권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봄이에게 모든 행동을 말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베이비 토크(Baby Talk)'는 엄마가 아이에게 쓰는 말로 음조나 리듬이 있는 반복적인 말투를 뜻하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말해 주면 개가 분리불안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또, '낑낑낑' 소리를 많이 내게 한다. 사실상 봄이의 분리불안은 엄마 보호자가 조장했다고 봐도 무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