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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놀면 뭐하니?', 나영석에게 배워라

[리뷰] MBC <놀면 뭐하니?>

22.09.06 10:30최종업데이트22.09.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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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에는 휴식의 의미도 있지만, 재도약을 위한 발전이라는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MBC <놀면 뭐하니?>가 3주간의 재정비를 선언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을 보낸 까닭은 후자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김태호 PD의 넷플릭스 이적으로 인한 공백은 예상대로 컸다. 그는 유재석과 함께 <놀면 뭐하니?>를 탄생시킨 '코어'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우왕좌왕. 바통을 이어받은 박창훈 PD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 등 '유재석 라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기대만큼의 케미와 웃음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뻔한 레퍼토리에 시청자들은 지쳐갔다. 결국 '음악 예능'으로 회귀했지만, 'WSG 워너비' 프로젝트를 17주 연속으로 편성하며 지루함을 안겼다. 재정비는 박창훈 PD에게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추가 영입 발표한 '놀면 뭐하니'
 

MBC <놀면 뭐하니?> 한 장면. ⓒ MBC

 
3주 만에 돌아온 <놀면 뭐하니?>는 추가 멤버 영입을 발표했다. MBTI 특집에 출연했던 이이경과 'WSG 워너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박진주였다. 새로운 멤버를 소개하기 위해 <놀면 뭐하니?>는 '콩트(선생 유봉두)'라는 방식을 꺼내들었다. 시골 학교로 오게 된 유봉두(유재석)가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과정을 담았는데, 이이경과 박진주가 서울에서 전학을 왔다는 설정이었다. 

유봉두는 콩트 속 세계관을 낯설어하는 두 멤버에게 "이 바닥(예능) 호락호락하지 않아!"라며 정신교육을 실시했고, 급기야 50m 달리기 등 체력단련까지 진행했다. 이른바 '예능 훈련' 콘셉트는 예능 캐릭터를 끄집어내기 위한, 수많은 예능에서 답습했던 방편이다. 하지만 동요에 맞춰 율동하기, 왈츠 수업, 체육수업 등 몸 개그로 채워진 뻔한 내용들은 '옛날 코미디'의 전형이었다. 

재정비를 마친 <놀면 뭐하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박하다. 이이경과 박진주, 두 멤버의 활약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두 멤버 영입을 통해 제작진이 보여주려 한 그림이 애매하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멤버 영입에 대해 의문이 든다.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새로운 케미를 창조하기보다 '유재석 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 새롭지 않음의 반복은 식상함을 야기했다. 

또,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시도한 콘셉트가 콩트였다는 점이 아쉽다. 박창훈 PD의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인데, 유재석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해도 재정비 후 처음 꺼내들 카드로는 약했다. 차라리 새로운 멤버들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맞춤 콘셉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차라리 유재석 혼자 부캐 도전을 할 때가 흥미로웠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기존 예능 문법 파괴한 '뿅뿅 지구 오락실'
 

tvN <뿅뿅 지구 오락실> 한 장면. ⓒ tvN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의 옛 그림자를 좇고 있다면, tvN <뿅뿅 지구 오락실>은 기존의 예능 문법을 파괴하며 새로운 예능의 지평을 열어 젖혔다. 김교석 칼럼니스트는 '나영석 PD가 이것까지 예상했다면 도사의 반열에 오른 거다'라는 기사에서 "근 20여 년 간 봐온 MC를 중심으로 하는 <무한도전>식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문법을 벗어난 '뉴타입'"이라며 <지구 오락실>을 극찬했다. 

그동안 나영석 PD의 예능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견지했다. 그들만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 울타리 안에서 출연자들에게 제한된 자유를 선물했다. 출연자들은 기꺼이 역할을 수행했고, 제작진은 이를 관찰하며 한 편의 아름다운 예능 동화를 완성했다. 하지만 <지구 오락실>에서 나 PD의 그림은 산산조각났다. '토롱이' 추격전은 대실패로 돌아갔고, 게임도 제작진의 계획을 벗어났다. 

그동안 출연진을 놀리고 괴롭히는(?) 역할을 했던 나영석 PD는 '샌드백' 신세로 전락했다. 촬영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아 '삐치는 영석이 형'이 됐다. <지구 오락실>이 진정 신박한 예능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완전히 새로운 멤버들(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에 있다. 익숙하고, 일정한 성공이 담보된 기존 인력풀을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나 PD의 담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은 5.2%(닐슨코리아 기준)로 3주 전에 비해 0.3% 하락했다. 재정비 버프는 없었다. 멤버 영입으로 신선함을 불어넣지 못했고, 새로운 프로젝트나 콘셉트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옛날 스타일의 올드한 연출은 지루하기만 했다. 예능판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놀면 뭐하니?>는 뒷걸음질 중이다. 

이대로라면 <놀면 뭐하니?>에 등 돌린 시청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힘들어 보인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꼭 기억하길 바란다. 22년차 나영석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놀면 뭐하니? 지구 오락실 나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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