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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발리슛 골대 불운, 넘지 못한 일본의 벽

[2022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한국 1-2 일본

22.07.20 09:17최종업데이트22.07.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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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 대회 우승 이후 17년만에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분명했지만 일본 여자축구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잉글랜드 첼시 FC 위민에서 절정의 시간들을 보낸 뒤 WK리그 수원 FC 위민 유니폼을 입은 공격형 미드필더 지소연이 결정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후반전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운도 따르지 않았고 수비 집중력 문제를 드러내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19일(화) 오후 4시 일본 이바라키현에 있는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일본과의 게임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19일(현지시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EAFF E-1 챔피언십 여자축구대표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지소연을 비롯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 일본에 1대2 패배로 패했다. ⓒ 대한축구협회 제

 
골대 불운에 날린 '지소연'의 두 번째 동점골 기회

이번 대회 첫 게임이 여자부 미리보는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개최국 일본의 여자축구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에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리 선수들은 3-4-1-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상대 미드필드를 강하게 압박하는 체력 싸움을 펼쳐나갔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먼저 어이없는 골을 내줬다. 33분, 일본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전개될 때 수비수 심서연이 걷어낸다는 공이 바로 앞 장슬기의 몸에 맞고 뒤로 흘렀다. 이 공은 끝줄 방향으로 달려든 나루미야 유이의 컷 백 크로스로 이어졌고 우리 선수들이 빈틈을 내주는 바람에 미야자와 히나타가 오른발 인사이드 슛을 가볍게 밀어넣었다. 

우리 선수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아쉬워했지만 분명히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선수들이 불필요하게 겹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에 더 강한 미드필드 압박 플레이를 펼쳤고 거기서 따낸 공을 역습으로 이어나가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59분에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추효주가 과감한 드리블 후 날카로운 횡 패스를 밀어주었고 반대쪽에서 이 공을 받은 베테랑 지소연이 하야시 호노카, 시미즈 리사를 기막히게 따돌리며 오른발 돌려차기 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상대 수비 숫자가 많이 몰려 있었지만 침착한 터치와 방향 전환 드리블은 물론 오른발 돌려차기 기술까지 완벽한 작품이었다.

기세가 오른 우리 선수들은 라인을 한 발 더 앞으로 끌어올리며 역전승을 이루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곧바로 5분 뒤에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전반전 내준 첫 골 상황과 비슷한 오른쪽 끝줄 바로 앞 컷 백 크로스에 의한 골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우에키 리코에게 너무 쉽게 두 선수가 돌파당한 공간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컷 백 크로스 방향을 잘못 읽어 뒤에서 달려들어온 나가노 후카의 오른발 슛을 막지 못했다. 골키퍼 김정미와 센터백 임선주가 겹치는 바람에 이번에도 빈 골문에 골을 헌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우리 팀 에이스 지소연은 2분 뒤에 결정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또 하나의 동점골 기회를 만들었다. 최유리가 이마로 떨어뜨린 공을 앞으로 달려가며 트래핑한 지소연은 탄력을 그대로 살려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다. 이 발리슛 궤적은 누가 봐도 골이라 믿을 만했다. 하지만 일본 골키퍼 다나카 모모코는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왼손 끝으로 공을 쳐냈고 크로스바 상단에까지 맞은 골대 불운으로 남았다. 

이에 콜린 벨 감독은 76분에 키다리 공격수 박은선을 들여보내며 묵직한 공격 효과를 기대했고 81분에 그 효과로 지소연-조소현에게 이어지는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조소현의 노마크 오른발 슛이 아쉽게도 크로스바를 넘어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23일(토)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두 번째 게임을 펼치게 된다.

2022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결과(19일 오후 4시 가시마 스타디움)

한국 1-2 일본 [득점 : 지소연(59분,도움-추효주) / 미야자와 히나타(33분,도움-나루미야 유이), 나가노 후카(64분,도움-우에키 리코)]

◇ 한국 선수들
FW : 손화연(71분↔강채림), 최유리(87분↔장유빈)
AMF : 지소연
DMF : 장슬기, 조소현, 이영주(71분↔전은하), 추효주(76분↔박은선)
DF : 심서연, 임선주, 김혜리
GK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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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동아시안컵 지소연 콜린 벨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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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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