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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한화 꼴찌들의 반란... 상위권팀들에 역전승 '이변'

한화, 롯데에 8-4 승리... NC는 8-7로 SSG 이겨

22.05.16 14:26최종업데이트22.05.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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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6-2로 SSG 꺾고 승리 1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6-2로 승리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꼴찌들의 반란'이 프로야구를 흔들었다. 공동 최하위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나란히 상위권팀들에게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일으키며 승리를 합창했다.
 
한화는 5월 15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4로 승리하며 악몽같던 9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NC는 같은 날 선두 SSG를 상대로 마지막 2이닝 동안 7점을 몰아치며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이날 경기마저 패했다면 올시즌 첫 두 자릿수 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이미 시즌 초반 한화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6연패에 개막 6연패를 더하며 12연패를 당한 바 있었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닉 킹엄과 라이언 카펜터의 공백 속에 유망주들의 성장 정체, 비시즌 소홀했던 전력보강 등이 맞물리며 구단의 리빌딩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의 시선이 커졌다.
 
더구나 이날 상대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3위 롯데, 선발투수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승-평균자책점 1.21. 44.2이닝 동안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던 박세웅에 비하여 한화 선발 장민재는 올시즌을 물론이고 2020년 7월 이후 2년 가까이 승리 기록이 없는 상태였다. 모든 확률은 한화의 당연한 열세를 전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간절함은 데이터마저 뛰어넘었다. 한화는 1회말부터 선두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박세웅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3회에는 무사 1, 3루에서 터크먼의 병살타 때 1점을 더 추가하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롯데도 반격에 나서서 5회 한동희가 투런 홈런을 뽑아내는 등 3-2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 선발 장민재는 비록 5회에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한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5이닝 3실점으로 선방했다. 마지막 이닝을 마친 뒤에는 덕아웃에서 부진한 투구를 자책하며 머리를 감싸쥐는가 하면 두 눈을 감고 손을 잡은 채 기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민재의 간절함이 동료들의 마음에도 전달된 것인지 한화는 바로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정은원은 2018년 데뷔 이후 첫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정은원은 3 대 3으로 맞선 5회말 1사 만루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만루홈런을 작렬하며 흐름을 단숨에 한화 쪽으로 가져왔다. 이날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기도 했다.
 
한화는 7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9회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친 롯데를 제압했다. 극적으로 승리투수가 된 장민재는 2020년 7월 7일 대전 롯데전 구원승 이후 677일의 승리이자, 선발승으로는 2020년 5월 14일 대전 KIA전 이후 731일 만에 감격을 누리며 지난해 무승으로 시즌을 마쳤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감독교체 충격요법' 달라진 NC, 무서운 뒷심

감독교체 이후 달라진 NC의 뒷심도 눈에 띈다. NC는 지난 해부터 이어진 주축들의 부상과 난조, 간판스타 나성범의 이적, 선수단 내 잇단 음주 파문 등 잇딴 악재속에 올 시즌 막대한 투자에도 성적부진에 허덕이자 지난 10일 2020년 창단 첫 우승 사령탑이던 이동욱 감독의 전격 해임을 발표했다.
 
NC는 강인권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물려받은 11일 이후 3승 2패를 기록중이다. 특히 주말 3연전에서는 선두 SSG를 상대로 원정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15일 경기에서는 7회까지 1대 5로 뒤지다 8회 3점, 9회 4점을 뽑는 무서운 뒷심을 선보였다. 감독교체로 인한 충격요법이 어쨌든 팀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효과가 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NC는 4점 차로 뒤진 8회 김기환의 3루타, 이명기의 안타, 박민우의 2루타와 상대 불펜 난조에 따른 밀어내기 등으로 추격에 나섰다. 9회도 손아섭, 이명기, 박민우의 적시타와 양의지의 희생타 등으로 대거 4점을 얻어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특히 지난해 '술판게이트'에 연루되어 팀에 큰 피해를 입혔던 이명기와 박민우는 이날 나란히 3안타를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여전히 이들을 바라보는 여론이 곱지는 않지만 실력만큼은 건재했던 핵심 선수들의 복귀가 팀전력에 확실히 플러스가 된 모양새다. 

NC와 한화는 12승 26패(승률 .316)로 여전히 공동 최하위를 기록중이다. 8위 KT(16승 21패)와는 4.5게임차, 5강 마지노선인 5위 삼성(20승 17패)과는 8.5게임차다. 한화와 NC가 나란히 탈꼴찌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NC가 프로야구 1군에 첫 진입했던 2013시즌 이후 9년만이다.
 
이날의 승리와 별개로 NC와 한화가 당장 최하위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나마 NC는 전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데다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씩 복귀하면서 반등의 여지가 있다. 반면 한화는 부상중인 외국인 선수의 복귀나 교체 외에는 전력 보강 요인이 적어 더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KT가 최근 4연패에 빠지며 8위까지 추락했고, 지난해 포스트시즌조차 탈락한 SSG와 롯데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는 등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좀처럼 예측이 불가능한 혼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남은 경기수가 많은 만큼 NC와 한화에게도 충분히 반전의 기회는 있다. NC는 이번주 키움(홈)-KIA(원정)를, 한화는 삼성(홈)-키움(원정)과 6연전을 통하여 꼴찌 탈출에 도전한다. 최근 부진한 성적과 사건사고로 여러 번 큰 실망을 안겼던 두 구단으로서는,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매 경기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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