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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고비 넘은 대구 FC, 챔피언스리그 16강 올라

[2022 AFC 챔피언스리그 F조] 대구 FC 2-1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22.05.02 13:26최종업데이트22.05.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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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16강 대진표 ⓒ 아시아축구연맹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빗줄기가 쏟아져내렸다.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는 바람에 선수들의 패스는 대부분 그곳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감독관은 어쩔 수없이 후반전 중간에 선수들을 불러들여야 했다. 장대비 기세가 꺾이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 시간 쯤 지나서 다행스럽게도 다시 게임을 펼칠 수 있는 형편이 되었고 거기서 대구 FC는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내고 당당히 1위 자격을 따냈다. 12일 전에 당한 0-3 완패의 굴욕을 씻어낸 성과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 큰 기쁨을 나누었다. 

가마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한국)가 우리 시각으로 지난 토요일(4월 30일) 오후 8시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마지막 게임에서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를 2-1로 물리치고 1위 자격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가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만나게 됐다.

홍철의 속죄 크로스 어시스트

대구 FC 선수들은 12일 전 기억을 지우기 위해 단단한 각오를 하고 나왔다. 바로 그 게임 종료 직전에 위험한 파울을 저지르며 퇴장까지 당했던 홍철도 돌아와 왼쪽 윙백 역할을 맡았다. 그래도 상대 팀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에는 K리그 팀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김도훈 감독과 골잡이 김신욱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신욱은 벤치에서 이 게임을 출발했지만 한국 출신 싱가포르 귀화 선수 송의영은 맨 앞에서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의 공격을 주도했다. 

그리고 26분에 벼락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송의영이었다. 지난 게임에서도 송의영에게 헤더 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지기 시작했던 대구 FC이기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대구 FC 주장 김진혁이 헤더로 걷어낸 공을 잡은 송의영은 반 박자 빠른 오른발 발리슛으로 대구 FC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하게 뚫어냈다. 골키퍼 오승훈이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송의영의 오른쪽 발등 깊숙하게 맞은 공을 막아내기는 어려웠다.

전반전을 이렇게 끝낸 대구 FC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이근호와 김희승을 교체 선수로 들여보내 반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거짓말처럼 53분에 귀중한 동점골이 나왔다. 골 주인공은 교체 선수 이근호였고 이 공을 왼쪽 측면에서 얼리 크로스로 올린 어시스터는 바로 홍철이었다. 퇴장 멍에를 벗어버릴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을 홍철이 만들어낸 셈이다. 이 게임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는 공과 함께 골문 안에 빨려들어갈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의 김도훈 감독은 64분에 키다리 골잡이 김신욱을 들여보내 타점 높은 공격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는 이미 물바다가 될 정도로 장대비가 쏟아졌고 결국 1시간 정도 게임을 중단해야 하는 결정이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대구 FC는 다시 시작한 게임 흐름에 빨리 적응했고 79분에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냈다. 측면 크로스가 김진혁의 머리 위를 지나가는 순간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수비수 아미룰 아들리가 잡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대구 FC 새 골잡이 제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쾌한 깡총 도움닫기 동작으로 오른발 페널티킥을 정확하게 성공시켜 2-1로 게임을 끝냈다. 86분에 이근호 대신 수비수 홍정운을, 90분에 김진혁 대신 베테랑 미드필더 이용래를 들여보내 1위 굳히기를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대구 FC는 F조 1위 자격을 얻어 16강 토너먼트에 올랐고 H조 2위로 올라온 전북 현대와 단판 게임으로 결정하는 16강 토너먼트를 8월 18일 또는 19일에 펼칠 수 있게 됐다. 

한편, 2020년 이 대회 우승 팀이며 현재 K리그 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는 같은 날 말레이시아 조호르 바루에서 벌어진 I조 마지막 게임에서 홈 어드밴티지의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게 또 패하는 바람에 3위로 밀려나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G조의 전남 드래곤즈도 홈 어드밴티지의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위에 머물고 말았다.

2022 AFC 챔피언스리그 F조 결과(4월 30일 오후 8시, 부리람 스타디움-태국)

대구 FC 2-1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득점 : 이근호(53분,도움-홍철), 제카(80분,PK) / 송의영(26분)]

2022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최종 순위
1 대구 FC(한국) 13점 4승 1무 1패 14득점 4실점 +10 *** 16강 진출
2 우라와 레즈(일본) 13점 4승 1무 1패 20득점 2실점 +18 *** 16강 진출
3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 7점 2승 1무 3패 8득점 14실점 -6
4 샨둥 타이샨 FC(중국) 1점 1무 5패 2득점 24실점 -22

2022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16강 대진표
대구 FC - 전북 현대
☆ BG 빠툼 유나이티드(태국) - 키치 SC(홍콩)
☆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 우라와 레즈(일본)
☆ 빗셀 고베(일본) -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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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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