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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1위 노리는 벤투호, 이란전 무승 악연 끊을까

오는 24일 A조 1위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유관중 홈 경기

22.03.23 10:03최종업데이트22.03.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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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조-손흥민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이후 황의조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드디어 이란 징크스를 깨뜨릴 기회다. 한국 축구가 11년 만에 숙적 이란을 넘고 조1위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마감할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A조에서 6승 2무(승점20)를 기록, 이란(승점 22)에 이어 A조 2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1월 시리아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남은 최종예선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아시아 최초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를 소집한 벤투 감독은 "2경기에서 6점을 따는 게 계획이다. 본선에 진출했지만 야망은 그 이상이다. 조 1위에 도전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최근 7경기서 3무 4패... 오래 이어온 이란 징크스

한국 축구는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10무 1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리한 이후 11년 동안 3무 4패에 그치며 이란 징크스에 시달렸다. 
 
특히 한국은 2010년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4회 연속 이란과 한 조에 속하며 질긴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는 2무승부로 호각세였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2패)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1무1패)에서 이란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아자디 원정 경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 4분 손흥민의 선제골로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후반 30분 자한바크시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피파랭킹 21위 이란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이자 한국(29위)에 8계단 앞서 있을만큼 강호로 평가받는다. 이번 최종예선 A조에서도 막강한 포스를 자랑하며 아시아 팀 가운데 가장 일찍 본선행을 확정지은 바 있다. 

8경기 2실점에 그친 이란의 수비 조직력과 피지컬의 우세를 활용한 전방 압박과 파워가 강점이다.
 
타레미-아즈문-자한바크시로 구성된 이란의 공격진 역시 화려하다. 8경기 13득점으로 한국(11득점)보다 더 많은 골을 터뜨렸다. 아즈문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명문 제니트에서 2019-20시즌 득점왕, 2020-21시즌 리그 MVP를 수상한 데 이어 올 겨울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다.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 소속의 타레미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활약 중인 자한바크시는 최종예선에서 각각 4골, 3골을 터뜨리며 본선 진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 한국 대표팀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 나선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란에게 동점골을 내준 이후 아쉬워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조규성-손흥민, 이란 수비 조직력 깰 '키 플레이어' 
 
이번 이란전은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유관중으로 열린다. 지난해 9월 이라크전(서울월드컵경기장), 레바논전(수원월드컵경기장)과 10월 시리아전(안산와~스타디움) 모두 무관중으로 열렸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은 유관중 경기로 펼쳐졌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보수 공사로 인해 고양스타디움에서 개최됐다.
 
그래서인지 최종예선 마지막 홈 경기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이란전 티켓 예매 오픈 첫 날 무려 25만명이 동시 접속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현재 추세라면 6만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전 마지막 홈 승리는 지난 2005년 10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이다. 이후 17년 동안 홈에서 이란을 잡은 적이 없다.
 
또, 이란전 승리가 중요한 이유는 4월 1일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추첨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조추첨은 32개 본선 진출국의 피파랭킹 순서에 따라 1-4포트로 분류해 각 4개팀이 8개 조에 편성되는 방식이다.
 
현재 피파랭킹 29위인 한국은 3포트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좀 더 전력이 약한 4포트 팀과 한 조에 속하기 위해서는 3포트에 진입해야만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란-UAE전에서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최종예선 초기만 하더라도 벤투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러한 비판론을 호평으로 바꾼 것은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 경기다. 당시 한국은 간결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패스 전개, 창의성 높은 공간 창출,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 강한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이란에 슈팅수 16-12, 볼 점유율 54%-46%를 기록, 좀 더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란전 무승부를 기점으로 여론을 완전히 바꾼 벤투호는 이후 UAE-이라크-아이슬란드-몰도바-레바논-시리아와의 A매치 6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승장구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부상과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전력 약화다.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을 비롯해 이용, 홍철, 이동경, 정우영, 김진규, 백승호 등 주전급 자원들이 대거 제외됐기 때문이다. 미드필드 구성에 있어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한국못지 않게 이란도 정상 전력으로 보긴 어렵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에자톨라히, 오른쪽 풀백 모하라미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공격 핵심인 타레미, 자한바크시, 백업 자원인 고도스는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한국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한 골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현재 벤투호의 공격진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라면 조규성이다. 지난해 9월 최종예선에서 처음 발탁된 이후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받은 조규성은 세밀한 연계 플레이와 많은 운동량으로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벤투 감독의 선택폭을 대폭 넓혔다.

공교롭게도 벤투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13골을 넣은 주전 원톱 황의조의 부진이 겹치면서 조규성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황의조는 최근 소속팀 보르도에서 1개월이 넘도록 골 소식을 전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6경기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이에 반해 조규성은 올 시즌 K리그 6경기 4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오르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손흥민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벤투호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은 최종예선 기간동안 팀 내 가장 많은 3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지난 이란 원정경기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선수 또한 손흥민이다. 이영무, 박지성에 이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넣은 세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소속팀 토트넘에서의 활약상도 두드러진다. 지난 주말 열린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작렬하며, 자신을 둘러싼 현지 언론의 비판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올 시즌 리그 13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20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오르며 현존하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임을 재입증했다.
 
※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 결과
0-0무 이라크 (홈/2021.9.2)
1-0승 레바논 (홈/2021.9.7)
2-1승 시리아 (홈/2021.10.7)
1-1무 이란 (원정/2021.10.12)
1-0승 UAE (홈/2021.11.11)
3-0승 이라크 (원정/2021.11.17)
1-0승 레바논 (원정/2022.1.27)
2-0승 시리아 (원정/2022.2.1)


※ 한국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잔여 일정
vs 이란 (홈/2022.3.24)
vs UAE (원정/202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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