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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무대에서 볼 수 없는 강호동, 이게 참 아쉽다

다작 출연에도 프로그램 부진... 과감한 변화로 천하장사 저력 보여주길

22.01.02 10:34최종업데이트22.01.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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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아는 형님'
JTBC '아는 형님'JTBC
 
지상파 방송사들의 한해를 결산하는 각종 시상식이 지난 주를 끝으로 모두 막을 내렸다. 대상 수상자 선정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2021년을 빛낸 예능인들을 격려하는 자리는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그런데 매년 반복되는 연예대상에서 언제부턴가 강호동을 볼 수 없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유재석과 더불어 3사 시상식 대상을 번갈아 수상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제 이들 행사에서 그의 이름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014년 MBC('별바라기'), 2016년 KBS('우리동네 예체능'), 2019년 SBS('가로채널') 순으로 지상파 무대를 떠나면서 자연히 수상자 및 후보자 강호동을 만나는 일이 사라지게 됐다.   

<아는 형님> 부진, <신서유기> 휴식기​
 
 JTBC '아는 형님'
JTBC '아는 형님'JTBC
 
대신 강호동이 새롭게 선택한 활동 영역은 종편과 케이블 채널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여전히 패기 넘치고 열정적인 진행으로 강력한 존재감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켜왔다. tvN('신서유기'), JTBC('아는 형님','한끼줍쇼')에도 지상파 같은 시상식 제도가 존재했다면 충분히 대상 트로피를 차지해도 될 만큼의 맹활약이었다.    

​하지만 지난 1-2년 사이 주요 출연작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이는 강호동의 위기로 인식되기도 했다. 독특한 형식의 토크 예능 <한끼줍쇼>는 코로나 여파 속 지난 2020년 5월 이후 제작이 중단됐고, JTBC 간판 프로그램 <아는 형님>은 장기 방영에 따른 매너리즘 지적 속에 과거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tvN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던 <신서유기>는 지난해 잠시 휴식기를 맞이했고 <대탈출4>는 일부 고정 멤버들의 무성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전 시즌 대비 약세에 직면했다.

그렇다고 신규 출연 예능이 부재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신동엽과 재회한 <골신강림>을 선보이는가 하면 채널S <위대한 집쿡연구소>, 카카오TV <머선129>, MBN <보이스킹>, LG헬로비전 <호동's 캠핑존 -골라자봐>, MBC에브리원 <맘마미안> MC를 연달아 맡으면서 휴식기 없는 활동을 이어갔다.  

신작 출연 이어졌지만... 혁신적 내용 부재 아쉬움​
 
 MBC에브리원 '맘마미안'
MBC에브리원 '맘마미안'MBC플러스미디어
 
문제는 이들 새 예능이 주목할 만큼의 시청률 또는 화제성 확보 중 어느 한 가지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호동이 지난해 '위기 아닌 위기'를 겪게 된 건 각 프로그램이 드러낸 혁신적인 내용 부재와 맞물려 있는 게 사실이다.

무려 6개 이상 신규 예능에 출연했지만 대부분 차기 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쿡방', '오디션' 등 비교적 익숙한 형식에 편중되다 보니 별다른 화제몰이가 형성될 리 만무했다.  

보도자료에 의존한 기사는 쏟아졌지만 정작 시청자들 사이에선 언급조차 이뤄지지 못하면서 "언제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했나?"라고 할 만큼 쉽게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모바일 및 OTT 진출 등 색다른 시도가 없진 않았지만 기존 케이블 예능과 큰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이 또한 단발성 제작에 머물고 말았다.

예능 천하장사의 저력 다시 보여주길
 
 tvN '대탈출4'
tvN '대탈출4'CJ ENM
 
기존 고정 출연작들의 약세까지 겹치다 보니 2021년의 강호동은 다작 출연을 했음에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물러설 강호동은 분명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 이제는 다작도 좋지만 특유의 역동성이 가미된 인상적인 신작 한 두 편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능 스승 이경규가 환갑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각종 야외 예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후배들은 넷플릭스 등 신규 플랫폼 진출로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 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올해 새 시즌에 돌입할 예정인 <신서유기>, <대탈출> 등 기존 프로그램을 통한 재도약뿐만 아니라 이제는 관습적인 출연 대신 "강호동이 이런 것도 하네"라는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신작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시기다. 2022년엔 지상파 혹은 케이블, 종편 상관없이 '예능 천하장사'의 저력을 다시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강호동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강호동 아는형님 대탈출 신서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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