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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밍키' 황민경, 좋은 프로선수의 모델

[프로배구] 30일 GS칼텍스전 서브득점 3개 포함 14득점 활약, 현대건설 6연승

21.12.31 09:53최종업데이트21.12.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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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0, 25-23, 25-18)로 승리했다.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현대건설은 51.67%의 공격성공률과 11-6으로 앞선 블로킹의 우위를 통해 역전승을 거두며 여유 있는 단독선두를 질주했다(18승 1패, 승점 54점).

현대건설은 주공격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58.97%의 성공률을 비롯해 서브득점 1개,블로킹 3개를 곁들이며 27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양효진이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7득점, 정지윤이 11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조커'로 출전하는 국가대표 정지윤이 고예림과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고예림의 어깨부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팀의 주장인 '밍키' 황민경이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해야 할 만큼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정아 대신 '살림꾼' 황민경 영입한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2017년 FA시장에서 공수를 겸비한 '살림꾼' 황민경을 영입했다. ⓒ 한국배구연맹

 
2016-2017 시즌이 끝난 후 V리그 여자부는 역대급으로 큰 규모의 FA시장이 열리며 거의 모든 구단이 FA시장에 뛰어 들었다. 실제로 2017년에는 IBK기업은행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토종쌍포' 김희진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비롯해 국가대표 센터 김수지(기업은행), 현대건설의 주전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같은 거물급 선수들이 동시에 FA자격을 얻었다.

2016-2017 시즌 14승 16패의 성적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현대건설 역시 FA시장을 통한 전력보강이 절실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와 짝을 이룰 윙스파이커 자원의 영입이 매우 급했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한유미(KBS N 스포츠 해설위원)는 나이 때문에 풀타임 소화가 쉽지 않고 우승 당시 좋은 활약을 했던 정미선은 잦은 부상으로 2017년 8월 자유신분 선수로 공시되며 이른 나이에 은퇴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토종거포' 박정아 대신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윙스파이커 황민경을 연봉 1억 5000만 원에 영입했다. 현대건설은 공격에서 외국인 선수와 황연주, 양효진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건재한 만큼 서브리시브와 수비, 그리고 보조공격 역할을 해줄 '살림꾼'이 필요했다. 따라서 도로공사 시절부터 공수를 겸비한 윙스파이커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황민경은 현대건설에 필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황민경은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29경기에 출전해 260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43.32%의 리시브효율과 세트당 3.49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현대건설이 원하던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 캠벨이 갑작스런 발목부상으로 중도 퇴출되면서 우승경쟁에서 밀려나 3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황민경의 영입과 활약은 2017-2018 시즌 현대건설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황민경은 2018-2019 시즌 45.94%의 안정된 리시브 효율에도 공격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163득점에 그쳤다. 물론 2018-2019 시즌엔 황민경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 베키 페리가 초반에 교체되면서 황민경에게 너무 많은 공격부담이 간 것도 부진의 큰 원인이 됐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황민경의 고민은 현대건설이 2019년 FA시장에서 '밀가루공주' 고예림을 영입하면서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코트에선 카리스마 주장, 밖에선 다정한 언니
 

황민경은 2019-2020 시즌부터 세 시즌째 현대건설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황민경은 2018-2019 시즌이 끝나고 양효진으로부터 주장직을 물려 받았고 도로공사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고예림이 합류하면서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 실제로 황민경과 고예림으로 구성된 현대건설의 윙스파이커 라인은 전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황민경도 27경기에서 36.9%의 성공률로 267득점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등극에 기여했다(코로나19로 인한 시즌 조기종료로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았다).

2019-2020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황민경은 V리그 여자부의 연봉상한선이 23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총액 3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황민경은 지난 시즌 발바닥 부상에 시달렸음에도 팀의 얇은 윙스파이커 선수층 때문에 29경기에 출전했고 25.54%의 성공률로 134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도로공사의 후보선수 시절이던 2014-2015 시즌(125득점)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에 새로 부임한 강성형 감독은 여전히 황민경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고 황민경은 컵대회에서 득점(68점)과 공격성공률(38.22%) 부문에서 나란히 2위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황민경은 V리그 개막 후에도 공수에서 꾸준한 활약을 통해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황민경이 현대건설 1위 질주의 주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황민경이 없었다면 현대건설이 지금처럼 연승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황민경은 30일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통해 현대건설의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황민경은 이날 외국인 선수 야스민(39회) 다음으로 많은 23번의 공격을 시도해 43.48%의 성공률로 10개의 공격 득점을 기록했고 서브득점 3개와 블로킹 1개를 곁들이며 총 14득점을 올렸다. 이날 기록한 12개의 디그 역시 수비전문선수인 김연견 리베로(11개)보다 많은 팀 내 최고기록이었다. 

황민경은 코트 밖에서는 작년 5월부터 '황밍키'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꾸준히 영상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물론 구독자 100만을 돌파한 '식빵언니 김연경' 채널에 비할 수는 없지만 최근 구독자 2만을 넘기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황민경은 경기 중 공격이나 서브득점을 성공시키고 주먹을 불끈 쥐는 터프한 세리머니를 선보이지만 경기 전후에는 누구보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후배들과도 격 없이 지내는 모범적인 프로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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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황민경 밍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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