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일이>의 한 장면
명필름
1970년 전태일과 동시대를 살았던 것은 지금의 60~70대 세대들이다. 1948년생인 전태일이 살아 있었다면 <태일이>가 개봉되는 지금 현재로 73세다.
하지만 22세의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전태일이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세상에 던진 것은 잘못된 세태에 대한 분노와 항거였다. 당시 피 끓는 20대 청년으로서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법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과 정당한 항의의 목소리마저 강압적으로 누르려는 모습에 자신의 몸을 던진 것이었다.
지식인들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주고, 노동자의 삶을 뒤늦게 돌아보는 계기가 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태일이>가 전태일을 1970년의 인물로 좁히지 않고 2020년대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전태일의 정신을 넓게 해석한 것이었다.
<태일이>는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를 활동하면서 바보회와 삼동친목회 등을 만들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고 했던 전태일이 주로 그려진다. 그럼에도 마지막 모습은 평전을 읽을 때나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전해지는 울림이 크다.
애니메이션 <태일이>에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장동윤, 권해효, 진선규, 박철민, 염혜란 등도 영화를 빛내는 데 기여한다. 영화운동단체 장산곶매 시절 <파업전야>를 시작으로, 마트 노동자들을 그린 <카트>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명필름 이은 대표와 심재명 대표에 더해 <태일이>의 제작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은 사람들의 이름은 영화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 일정이 밀리면서 12월 1일부터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사실이다. 비록 전태일 51주기를 맞는 시점에 개봉을 맞추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전태일이란 이름이 갖는 의미와 정신을 전달하는 데 있어 <태일이>의 가치는 소중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