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기획 창- 정말입니까? 46조원>
KBS1
그렇다면 저출산 예산은 다 어디에 쓰인걸까. 주택 구입, 전세 자금 대출 관련 9조 9천억, 청년 맞춤형 임대 주택 공급, 신혼부부 매입, 전세, 임대 주택 공급, 신혼 부부 행복 주택 관련 예산이 22조 2천억 원이다. 이들이 저출산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과연 이들 예산은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될까?
경기도 인근 지역에서 행복 주택에 사는 박현호씨, 보증금 500만 원에, 임대료 6만원, 관리비 8만 원을 지출하며 살고 있다. 햇빛도 안 들던 지하 방에서 살던 때에 비하면 감지덕지다. 하지만 이곳에서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기를 수 있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선 주변이 개발 중이라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살기가 불편하다. 게다가 싱글인 그가 살기엔 적당한 6.4평이지만, 주거비 절약이나 자산 형성에 도움을 줄지언정 부부가 살 공간으론 부족하다. 게다가 원한다고 다 들어갈 수도 없다. 수십,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프랑스, 스웨덴의 정부 지원 임대 주택이 18%에 이른 반면, 우리가 겨우 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 예산은 결국은 회수될 돈이다. 보이는 금액만 클 뿐, 착시 효과인 것이다. 정부는 5만호를 더 건설하겠다고 장담하지만, 그 혜택 조차도 신혼 부부 중 25%에게만 돌아갈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라던가, 웹툰 융합센터 건설이라던가, 이들 예산 담당자조차도 왜 이 항목이 저출산 관련 예산인지 모르는 사업들이 저출산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립 종합 직업 체험관인 성남 잡월드도 미래 역량 개발이란 명목으로 들어가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각 부처별로 저출산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을 각출하다 보니 어중이떠중이 사업이 다 저출산 사업으로 둔갑한 것이다. 결국 이런 사업들은 일종의 부풀리기 저출산 사업인 셈이다.
실제 프랑스 등에서는 매달 130유로, 우리 돈 18만 원 정도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20세가 될 때까지 받는다. 우리처럼 법으로는 18세 이하가 아동이라 정의내려 놓고 정작 7세 미만에게만 아동 수당을 지급하는 현실에서는 저출산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한 도움이 7세 미만에만 필요한 건 아니다.
앞서 3명의 아이를 키우는 김영석씨는 태권도장을 운영한다. 김영석씨는 자신의 아이 3명을 키우는 것도 어렵지만 태권도장의 운명이 더 우려된다. 해마다 눈에 띄게 아이들이 줄어드는 현실이다.
말뿐인 저출산 예산은 대한민국의 낮아지는 출산율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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