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해치지 않아>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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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은 드라마 속과 정반대의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본캐'를 보여주며 맹활약 중이다. 드라마에서 걸핏하면 누군가를 해치고 괴롭혔던 세 남자가 "이게 무슨 힐링이야?"라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묘한 쾌감을 얻는다. 물론 세 남자의 솔직함과 엉뚱함 등 의외의 모습들이 <해치지 않아>의 킬링 포인트이다. 시청률은 3.369%(3회)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드라마의 출연자들이 고스란히 예능으로 옮겨온 케이스가 또 있다. 바로 tvN <슬기로운 산촌생활>이다. 당장 지난달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아래 슬의생)이 떠오르는 제목인데, 역시나 99즈 멤버들인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출연한다. 드라마 종영의 아쉬움을 느낄 시청자들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할까. <슬의생>의 팬이라면 너무나 사랑스러운 기획일 게다.
드라마 캐릭터를 예능으로 가져오는 건 나영석 PD가 곧잘했던 일이다. <응답하라 1994>가 성공을 거뒀을 때 유연석, 차선우, 손호준이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에 출연했고, <응답하라 1998>의 인기를 몰아 류준열, 고경표, 안재홍, 박보검이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에 출연했다. <슬의생>과 <삼시세끼> 컬래버레이션인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시청률 6.7%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위의 세 예능이 비슷한 포맷의 닮은 꼴이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새로운 도전이 없는 '안전한 선택'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하지만 세 프로그램은 별개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바퀴달린 집>은 연속성을 지닌 시즌제의 안착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하고, <해치지 않아>와 <슬기로운 산촌생활>은 성공한 드라마의 스핀오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성공한 드라마의 스핀오프 혹은 컬래버레이션은 예능에 있어 하나의 제작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런 예능의 '개별성'을 떼어 버리고 보면 그저 '야외 버라이어티'일 뿐이지만, 그런 추상화를 시도하면 엇비슷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없다. 더구나 아직까지는 각각의 개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유행은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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