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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고발하는 영화 '보이스'

[리뷰] 영화 <보이스>

21.10.01 16:41최종업데이트21.10.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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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의 한 장면
<보이스>의 한 장면CJ E&M
 
*이 기사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는 첨단장비들을 이용하고 조직적으로 활동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지능적인 사기행각을 저지르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보이스>는 그런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능적인 사기행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영화는 부산의 한 공사장에서 시작한다. 이 공사장은 전직 경찰이었던 서준이 인부로 일하고 있는 곳이었다.
 
서준이가 건설회사에 정식 직원이 되어서 기뻐하는 날에 평소에 보지 못했던 인부가 공사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 잠시 동안 공사장에 모든 통신이 두절되고 하필이면 공사장에서 사고가 일어나 인부 한 명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 뻔했다.
 
서준의 공사장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서준의 아내인 미연에게 김현수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온다. 김현수 변호사는 서준의 친구라고 자기를 소개하고 공사장에서 사고가 발생해서 인부 한 명이 크게 다쳤는데 잘못하면 서준이 구속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 합의금으로 7000만 원을 입금해주라고 했다. 미연은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준에게 연락을 해보이지만 연락이 안 된다. 미연은 다시 서준이 근무하는 건설회사에 연락해서 공사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는지를 물어봤다.
 
건설회사에서는 공사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는데 지금 통신이 안 되고 있어서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미연은 김현수 변호사의 말대로 7000만 원을 송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김현수 변호사는 사실은 황 사장의 대형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간부인 곽 프로였다. 그는 조직원 한 명을 서준의 공사장에 잠입시켜 통신 방해 장치를 설치하게 하고 그 조직원에게서 공사장의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미연에게 서준이의 구속을 막으려면 합의금 7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연락했던 것이다.
 
그런 연락에 돈을 안 보낸 사람이 어느 있겠는가? 아마도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모두 돈을 보낼 것이다. 또한 7000만 원이 아니라 7억이라도 사체업자에게 빌려서라도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사기는 사람들에게 불안한 상황을 조성해서 목숨 같은 돈을 편취하는 범죄이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을 이용해서 돈을 편취하기도 한다.

서준이가 자기와 동료들이 사기 당한 50억 원을 찾고 황 사장의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중국 심양에 있는 조직에 잠입했다. 이때 곽 프로는 입수한 대기업 최종합격자 예비자 명단을 이용해 사기를 쳤다. 예비합격자들에게 전화해서 합격통보를 하고 신분보증을 위해 3000만 원을 입금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서준의 활약으로 곽 프로의 사기행각은 실패했지만 현실에서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기행각이다. 취업이 지상 최대 과업이 된 현대사회에서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기쁨에 돈을 입금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팸문자로 사기 대상들의 스마트폰에 미리 전화가로채기 프로그램을 심어두어서 꼼짝없이 그들의 사기행각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보이스피싱의 사기대상들은 영화에서 같이 소시민들이다. 그리고 보이스피싱은 그들이 밤낮으로 일해서 모은 돈을 불안한 상황을 조성하거나 희망을 이용해서 편취하는 범죄이며, 피해자들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게 하고 영혼을 파괴하는 파렴치한 범죄이다. 이런 보이스피싱 범죄가 해마다 늘어 지난해 피해액이 7000억에 달하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영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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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6월 20생 우석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디지털사이버대 사회복지과 졸업 장애인활동가. 시인. 시집: 시간상실 및 다수 공저. 에이블뉴스에 글을 기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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