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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주막' 보는데 왜 나영석 PD가 떠오른 걸까

[TV 리뷰] tvN 예능 프로그램 <우도주막>

21.08.24 14:34최종업데이트21.08.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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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우도주막>의 한 장면 ⓒ tvN

 
최근 방송가에서는 <윤식당> <삼시세끼> <바퀴달린 집> <어쩌다 사장> 등 이른 바 여러 가지 직업이나 미션을 수행하게 만드는 '체험 예능'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능에서 자주 보기 힘든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워 여행을 떠나 자급자족 라이프를 한다거나, 시골의 역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식당이나 슈퍼, 라이브바, 숙박업소 등을 운영시키기도 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우도주막> 역시 이런 체험 예능 공식에 충실하다. <우도주막>은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어렵게 결혼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신혼부부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하여 우도에 주막을 차린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정상급 여배우인 김희선이 주모 역할을 맡은 것을 비롯하여 탁재훈-카이-문세윤-유태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화제의 멤버들이 대거 합류하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우도주막>은 좋은 취지와 공감대, 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만큼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첫 회가 2.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으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줄곧 1%대에 머물며 정체된 모습이다. 방송 중 도쿄 올림픽 기간까지 겹치면서 화제성에서도 점점 외면을 받았다. 지난 23일 방송으로 어느덧 후반부인 7회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우도주막>에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체험 예능의 매력은, 참여하는 출연자와 지켜보는 시청자들 모두 함께 일상의 탈출에서 느끼는 해방감과 힐링에서 나온다. 특히 연기하는 캐릭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은 예능을 통해 일상의 그 속에서 본업에서의 이미지와는 또다른 인간적인 '반전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다. 순발력 있는 입담이나 과장된 예능감,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한다는 부담 없이도 출연자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최근 배우들이 낯선 공간에서의 야외 체험 예능을 선호하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인들과 함께 어우려서 자연스러운 편안한 일상을 보여주면서도, 어떤 주어진 미션에 있어서는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출연자들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또한 프로그램 내에 함께 참여하는 일반인들, 화면을 통해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TV로만 만나던 스타들이 해주는 음식과 서빙을 받고 우리네 이웃처럼 가까이서 소통하며 일상에서 벗어난 '꿈같은 하루'를 추억으로 선물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포맷은 tvN 예능의 단골 포맷으로 자리매김했다.
 

tvN <우도주막>의 한 장면 ⓒ tvN

 
그런데 <우도주막>은 이 검증된 포맷을 자기복제하면서도 정작 몇 가지 중요한 핵심을 놓쳤다. <우도주막>과 가장 많이 비교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나영석 PD의 <윤식당> <윤스테이> 시리즈였다. 나영석 PD는 휴양지에서 유명 연예인 여럿이 모여 가게를 차리고 장사를 위한 역할을 분담하여 노동을 수행하는 포맷을 가장 앞서 구축했다.

우도주막 멤버들과 <윤식당> 시리즈와 맡은 역할과 구도도 비슷하다. 김희선은 윤여정처럼 가게의 간판(주모/사장)으로서 소통을 전담하고, 탁재훈은 이서진처럼 맏형으로 실질적인 영업을 총괄하며, 유태오는 정유미처럼 요리를 전담하고, 문세윤과 카이는 박서준-최우식처럼 온갖 다양하고 궂은 역할들을 수행한다.

멤버들은 매 회 최선을 다해 손님들을 맞이하고 부지런하게 많은 일들을 수행하지만, 이상하게 프로그램을 다 보고나서도 딱히 기억에 남는다고 할만한 장면이 별로 없다. 이는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연속성 있는 서사도, 출연자들의 캐릭터와 케미스트리도, 일반인 출연자들과 소통이 주는 재미도, 무엇 하나 확실하게 포인트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자기복제의 한계는 원조인 나영석조차도 이미 <윤스테이>에서 한계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식당을 넘어 숙박업까지 규모를 넓히며 업무량과 체력적 부담이 늘어난 출연자들의 케미가 반감됐다. 요리-먹방-다시 새 손님 맞이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에피소드의 반복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해졌다는 비판도 늘었다. <우도주막>의 한계는 이미 식상해져가던 <윤스테이>의 포맷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단점까지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점이다.

체험예능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출연자들의 성장 서사다. 본업과 다른 낯선 분야에 도전하는 출연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새로운 일과 소통에 어떻게 익숙해져가는지 보여주는 과정이 스토리의 핵심이다. 여기서 출연자들의 실수와 고생담은 필수다. 그런 면에서 <우도주막>이 참고했어야 할 모델은 <윤식당> 시리즈 보다도 오히려 <어쩌다 사장>이었다.

20년지기 절친 배우인 차태현과 조인성이 낯선 시골에서 열흘간 동네 슈퍼를 맡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다뤘던 <어쩌다 사장>은 초반 간단한 수작업 계산이나 카드 리더기 사용에도 쩔쩔매던 배우들이 고생을 함께하며 점점 진짜 사장이 되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열악한 환경과 돌발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이고 살가운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친화력을 발산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단골손님들의 요청에 각각 '이차선 다리'와 '땡벌'을 열창했던 장면은 두 사람이 배우가 아닌 완전히 사장님이자 친근한 동네 이웃으로 완전히 녹아들었음을 함축하는 모습으로 훈훈한 미소를 짓게 했다.

안타깝게도 <우도주막>에는 이러한 출연자들간 감정의 교류와 축적에서 나오는 연속성이나 공감대가 없다. 연예인 출연자들이 실수하고 고생하는 모습은 예능에서 웃음을 주는 면도 있지만, 인간적인 매력과 팀워크를 통한 성장담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tvN <우도주막>의 한 장면 ⓒ tvN

 
그런데 <우도주막>은 출연자들이 각자 열심히 하는 모습만 반복해서 보여줄 뿐, 자신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느꼈는지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를 포착해내는 묘사가 매우 부실하다. 멤버들은 개인 일정으로 중간에 수시로 자리를 비우면서 중간에 일회성 출연자가 도우미로 투입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서로간의 케미를 축적할 시간도 부족하다. 신혼부부 손님들은 1박2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금세 떠나야 하기 때문에 첫 체크인 시간에 나누는 대화 정도를 제외하면 출연자들과 깊이있는 소통을 길게 이어가지는 못한다.

반면 <어쩌다 사장>은 불과 열흘간의 슈퍼 영업 동안 매일 아르바이트 역할로 투입되는 게스트가 바뀌는 과정에서조차 쏠쏠한 재미를 뽑아냈다. 엄청난 먹방쇼를 선보인 신승환을 비롯하여 김재화, 박보영, 조보아 등은 단 1~2회만 출연하고도 사장인 차태현-조인성 못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하여 레전드급 에피소드들을 쏟아냈다. 그에 비하여 <우도주막>은 더 많은 출연자들과 유기적인 역할 분담 등 훨씬 유리한 조건들을 가지고도 재미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캐릭터와 이야깃거리를 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럴 바엔 고정 출연자들보다 오히려 신혼부부들의 사연에 더 주목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다. <우도주막>에는 속도위반-첫사랑 커플-국제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매력적인 커플들이 다수 등장했다. 첫 티타임에서 소개되는 신혼부부들의 연애담과 결혼과정 이야기가 오히려 에피소드 본편보다 더 흥미로운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체크인을 마치고 나면 신혼부부들은 그저 주막 멤버들이 준비한 요리와 서비스를 즐기며 만족하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역할에만 머문다. '코로나 19 시대의 신혼부부들'이라는 이야기도 확실한 공감대도 이야깃거리도 풍부한 차별화 요소를 도입하고도, 정작 이 설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구성을 제시하지 못한 제작진의 연출력 부재가 더 안타까운 이유다

<우도주막>은 오는 9월 6일 9회를 끝으로 종영을 예고했다.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조기 종영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존의 10부작 이상이던 tvN 체험 예능치고는 분량이 짧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힐링을 내세운 수많은 배우 체험 예능들과 차별화를 크게 두지 못한 데서 오는 '기시감'이 끝까지 <우도주막>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우도주막 체험예능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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