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 '부당거래-국정원과 日극우'의 한 장면.
MBC
직접 반박 나선 일본 극우계의 대모
< PD수첩 > 방송 직후, 이례적으로 사쿠라이 요시코 본인이 발끈하고 나섰다.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MBC 보도는 명예훼손"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한 것이다.
그는 게시글에서 "MBC < PD수첩 >은 한국 국정원이 일본 우익과 내통해 정보를 주고받은 후, 이를 한국 시민단체 탄압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며 "일본 국가기본문제연구소가 한국 국정원에 정보와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국가기본문제연구소는 한국 국정원을 포함해 어떤 외국 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그러자 < PD수첩 > 한학수 PD도 반박에 나섰다. 12일 페이스북글을 통해서였다.
"사쿠라이 요시코씨는 < PD수첩 > 제작진이 여러차례 보낸 질문서에는 답하지 않았고, 전화 접촉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직접 만나서 질문하는 데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방송이 끝나자 명예훼손이니 정정보도 하라고 합니다. 사쿠라이씨도 명색이 언론인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 PD수첩 >은 지난 7개월간 취재를 통해 사실만을 보도했습니다. 정정보도할 내용이 없으며, 사과할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국정원은 어떤 입장이었을까. 해당 방송에서 이병기 전 원장 등 관계자들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 PD수첩 > 장호기 PD는 이에 대해 "반론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이런 주요업무와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2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국정원의 이 같은 국익을 해치는 과거 공작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제가 다 말씀 못 드린 내용도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백 번 양보해서 정보의 교환을 위해 했다고 쳐도 우리 국정원이 일본 측으로부터 얻은 정보가 또 역시 일본에서 활동하는 우리 국민들, 시민단체들의 동향이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 국민의 정보를 주고 또 다른 우리 국민의 정보를 얻는. 그러니까 저는 이런 게 정말 부당한 거래라고 말도 안 되는 거래라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MBC 장호기 PD)
< PD수첩 > 방송 다음날인 11일, 피해자 단체라 할 수 있는 '김복동의 희망'도 성명을 내고 진상규명은 물론 "피해자와 활동가들 그리고 참담함을 겪은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하라.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일본 극우세력에게 퍼나른 그 죄를 소상히 밝히라"며 국정원을 규탄했다.
극과 극은 통하는 걸까. 아니면 '좌파 척결'에 몰두하다 그에 못지 않은 거악과 손을 잡아버린 것일까. 우리 정보기관이 일본 극우단체를 키운 것은 물론 한일 위안부 합의에까지 개입했다는 근래 들어 가장 충격적인 탐사보도 앞에 국정원은 어떤 변명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일본 극우 세력과의 부당 거래를 유지해 왔다는 국정원에게 국익과 좌파 척결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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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